볼만한 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2-12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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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 조재곤 -
이 책은 왜 100년도 더 된 김옥균 암살사건을 다루는가. 아무래도 ‘역사에 대한 올바른 바라봄과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함’ 같다.

저자는 베일에 싸인 인물 김옥균에게 세 발의 탄환을 박은 암살자 홍종우를 재조명하고, 당시 조선·일본·중국이 김옥균 암살사건을 어떻게 이용했으며, 삼국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김옥균의 세계주의 사상과 홍종우의 국제주의 사상이 조화되지 못하고 충돌했을 때의 역사적 결과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청나라 경찰서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변론하며 홍종우는 후세에 많은 의미를 던졌다.

“나는 조선의 관원이고, 김옥균의 나라의 역적이다. 김옥균의 생존은 동양 삼국의 평화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
홍종우의 이같은 발언은 완전히 헛짚은 것으로 평가 받았지만 이후 조선에 돌아온 그의 행적과 입지는 많은 것을 생각케한다.

조선의 친일주의자 한 사람이 암살 당한 사건을 일본은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일본의 앞선 정보력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일본에 이용당한 꼴이 되고만 조선은 합병을 당하고 청은 전쟁을 겪게 된다.

역사는 김옥균을 근대화의 선구자로 부르고 홍종우는 권력에 눈먼 암살자, 근대화를 거부한 시대착오적 인물로 그려진다. 역사의 시각은 과연 옳은 것일까….

현실을 들여다보며 그것의 본질을 꿰뚫고 이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는 오늘날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역사를 거울로 삼지 못한다면, 정치는 ‘놀이’의 불과할 뿐이다.

조재곤 지음. 푸른역사, 328쪽, 1만4500원.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 - 루시 프래트·린다 울리 -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당대를 풍미했던 구두와 구두장식의 역사를 살핀 책이다.

세계 최대의 장식예술 박물관으로 유명한 영국의 빅토리아엘버트 박물관이 소장한 헨리 8세 때의 폭 17㎝의 귀족 신발, 헨리에타 왕비 시절의 은실로 수 놓은 비단 슬리퍼, 나오미 캠벨의 30㎝짜리 비비안 웨스트우드 구두 등 다채롭고 화려한 구두들을 90여컷의 올 컬러 사진으로 담았다.

구두는 신분과 지위를 웅변함은 물론, 역사와 호흡하며 각 시대를 생생하게 반영해 왔다. 중세에는 신분에 따라 구두코의 길이를 제한하는 법이 있었고 르네상스의 귀족들은 오물과 진창에서 신발을 보호하기 위해 덧신을 신고 다녔다.

프랑스혁명의 자유평등 사상은 구두에까지 영향을 미쳐 버클 기증운동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구두의 치장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차대전 중에는 구두가 배급품목이 되기도 했다.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고스란히 반영한 소수 특권층의 호화 구두에서, 산업혁명 시기의 대중화된 구두, 디자이너의 혼이 담긴 현대의 예술 구두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사회의 취향을 대변하고 유행을 선도해온 구두의 특별한 역사를 살펴 본다.

루시 프래트·린다 울리 지음. 김희상 옮김. 작가정신,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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