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중항쟁사'전, ‘제주의 자연'전, ‘동백꽃 지다-강요배의 4·3 역사화'전 등은 제주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이에 대한 나름의 시각을 보여주는 일련의 전시들이었다. 강요배는 1990년대 초 제주로 재귀향한 후 새로운 삶의 터전과 작업 공간에 편안히 정착한 감흥을 ‘마음의 풍경’전(2003)에서 선보인 바 있다.
서울 인사동 하고재 아트센터에서 오는 4월4일까지 강요배의 ‘땅에 스민 시간’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 ‘땅에 스민 시간'은 제주의 자연을 주제로 한 점에서 2003년 전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스런 변화가 묻어있다. 그것은 우선 한층 부드러워진 색감과 두드러진 서정성에서 찾을 수 있다.
‘감꽃'에서 연두색 새잎과 흰 꽃의 은은한 어울림이 싱그럽고, 하얀 낮달의 주변을 감싼 연분홍의 ‘억새꽃'은 가을향이 따사롭게 다가온다. 제주 역사의 칼바람은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로 누그러졌고, 기세 찬 필치와 명암의 대비는 한층 약화됐으며, 암갈색이나 회색조는 밝은 미색이나 연분홍 색조로 따뜻해졌다.
강요배는 이번 작품에 대해 “강한 명암대비나 필세의 강도를 줄일수록 부드러워지는 한편, 오히려 대상의 표현감정이 커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주의 아픈 역사의 무게와 그 흔적이 생생한 고향의 섬 풍광을 그려야 한다는 앞선 시기의 강박관념을 덜어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면서 자연히 대상이 주는 감명보다 자신의 속마음 생각과 느낌에 충실하게 되고이를 선명히 표출하려한 듯하다.
‘땅에 스민 시간’이라는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요배는 이번 전시에서 시간과 함께 변화하는 자연과 그 속에 동화돼 서서히 달라지는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39점의 근작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대지와 같은 편안한 느낌과 따뜻한 공감으로 다가오리라 기대한다.
강요배, ‘땅에 스민 시간'-메밀밭-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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