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급했는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1-08 16: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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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용 선 (의정부 주재) 지난 2003년 5월 의정부시는 용현주공 재건축 조합 결성을 승인한지 하루 만에 취소를 결정했다.

결정된 내용은 곧바로 조합에 알려졌고 조합원들은 “대체 하루 만에 이게 무슨 소린가” 놀라며 도무지 믿지를 못했다.

전날 축하연에서 마신 술이 아직도 덜 깬 상태였지만 이 소식은 실제 상황이었고, 또 너무도 서글픈 현실이었다.

청천벽력과 같은 재건축 조합승인 취소는, 안전진단을 끝내고 18년 만에 재건축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에 발생한 일이었기에 조합관계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조합에 가입한 입주자들은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평수도 대략 14평이나 16평이 대부분인 5층 아파트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오다, 32평이나 40평, 45평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다는데, 아마 기대심리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허물고 다시 지은 마음속의 기와집 만해도 수백 채가 족히 넘을 것이다.

더군다나 용현주공과 같은 경우는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중 요즘 찾아보기 힘든 2781세대나 되는 대단지 물량으로 이 가운데 무려 1201가구가 일반분양이라고 하니 어찌 기대심리가 증폭되지 않았겠는가.

또한 주변에는 높은 건물이 없어 단지 앞의 수락산 조망과 의정부경전철 송산지구 역사가 2010년까지 코앞에 세워진다고 하니 입지여건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주택평수보다 대지 지분율이 높다고 하니 상당한 수익까지 예상되고 있다.

조합원 중에서는 “혹시 취소된 조합승인이 다시 변경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심리도 있었지만 시의 태도는 너무도 단호했고, 재건축사업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시에서는 조합승인 취소에 대해서, “조합에서 제출한 조합원 서명 중 5명의 서명이 위조로 드러나 즉각 취하했다”고 취하이유를 밝혔지만 조합은 “위조된 5명을 빼더라도 이미 80%가 넘어 법률적 요건이 충족되었다.”며 시가 조합의 계획을 원초적으로 말살 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 사건을 법정으로 넘겼다.

1심과 2심 법정에서는 시의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은 달랐다.

“청문절차를 무시한 채 조합승인을 취하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밝히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우리가 아는 상식으론 시에선 법 규정을 위반한 일반 영업점이나 공장 등에 영업정지나 조업정지를 결정할 때는 항시 청문절차를 거친다.

그것도 당장이 아닌 상당한 기간을 주고 있다.

더구나 허가를 취소하거나 직권 말소 때는 더더욱 행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 자세한 현행법 설명과 함께 충분한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가.

쉽게 말해서 하루 만에 조합승인을 취소한 과정이 그동안 보여줬던 시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는 것인데, 정녕 이렇게 발 빠르게 업무를 처리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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