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보백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4-20 17: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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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용 선 (포천 주재) 포천시가 지난해 10월경 철새 보호를 위한다며 국도변에 식재한 잣나무들이 식재한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모두 고사한 것으로 밝혀져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무식재를 시공한 업체의 말에 의하면 뿌리가 제대로 내릴 수 없는 시기에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봄철인 4~5월경 식재해야 하나 이를 무시, 10월 말경 식재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는데 일을 시킨 포천시도 문제거니와 전문가라는 조경업체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착근시기가 훨씬 지난 시기에 일을 시킨 사람이나 뻔히 고사할 줄 알면서 아무 말 없이 추진한 업체나 ‘오십보백보’라고 밖에 달리 생각이 안 든다.

또 어떤 이는 원인이 제설작업에 쓰이는 염화칼슘이 나무 뿌리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착근시기가 문제가 되었던 염화칼슘이던 중요한 건 미리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게 원인인 것만은 확실하다.

타 시·군의 가로수 관리를 보면 염화칼슘에 대비해 보호막으로 가로 막거나 혹은 감싸 대비하고 있었으며 또 착근시기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관리감독이 부재한 포천시가 1700여만원이나 들여 식재한 나무 대부분이 고사한 사안을 놓고 취하는 태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다시 예산을 세우고 있다는 것인데, 대체 주민들의 혈세를 무엇으로 아는지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세상이치를 살펴보자.
자동차 수리도 고치지 못하면 청구자체가 어렵고, 목적지까지 이동 혹은 배달 못한 택배나 택시운전사 역시 대가를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개인 사업도 아니고 시의 예산으로 추진한 일을 추궁이나 책임소재 없이 그냥 묻어둔 채 아무 일 없었던 듯 또다시 예산을 들여 했던 일을 다시 추진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식으론 당연히 식재사업을 맡은 조경전문 업체에 그 책임을 물어 원상 복구하도록 해야 할 것임에도 시의 태도는 너무도 힘이 없어 보인다.

무조건 업체를 밀어주기 위함인지, 아니면 아무 말 없이 시키는 대로 했던 업자에게 일을 시켰던 자로 할 말이 없었던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다시 예산을 짜서 몽땅 준다면 절대 안 될 것이다.

어떻든 이번 가로수 집단 고사사건은 분명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원상복구 해야 할 것이다.

조경업자가 됐든 시 담당자가 됐든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어영부영 눈치보다 또 다시 예산을 짜, 이를 해결하려 한다면 주민들의 눈이나 감시기관도 한번쯤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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