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626명에 은퇴자금 마련 방법 물어보니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5-25 19:19:5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예적금 ‘33.8%’·부동산 취득 ‘33.2%’… 부동산 의존도 日보다 높아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은퇴 자금을 준비하는데 있어 일본보다 부동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부동산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지나친 부동산 선호 현상은 퇴직 후 생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3월1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20~50대 직장인 626명을 대상으로 ‘한국 직장인들의 은퇴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92%다. 일본은 Ipsos JSR이 2월5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만976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공적연금 외의 은퇴자금 마련 방법을 묻는 질문에 한국 직장인들은 예적금(33.8%)과 부동산 취득(33.2%)을 꼽았다. 반면 일본 직장인들은 예적금(45%)과 함께 퇴직금 및 기업연금(25.1%)을 통해 은퇴를 준비했다. ‘부동산 취득’을 선택한 일본의 직장인은 1.9%에 그쳤다.

사실상 한국과 일본 모두 공적연금 외에 예적금을 가장 좋은 은퇴자금 마련방법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가적 방법으로 일본은 퇴직금·기업연금을, 한국은 부동산 취득을 선호했다.

특히 연금을 제외한 은퇴 후 수입원을 무든 질문에 한국 직장인은 예적금 인출이 27.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금 19.1%, 근로수입 14.7%, 임대수입 11.4%, 부동산 매각 6.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기업연금이 29.4%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인출 24.4%, 근로수입 11%, 임대수입 1.9%, 부동산매각이 0.5%로 뒤를 이었다.

은퇴 후 수입원에 있어서도 한국은 임대수입과 부동산 매각 수입 등 부동산과 관계된 수입원이 일본에 비해 높았다.

피델리티 투자자교육연구소의 노지리 사토시 소장은 “일본은 지난 부동산 버블붕괴로 부동산에 투자한 은퇴자산이 사라져버린 기억이 있다”며 “최근 한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부동산 버블붕괴를 고려할 때 부동산 자산 중심의 은퇴 자금 형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직장인들은 49.2%가 은퇴 후 생활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2.1%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 (49.5%)을 차지해 은퇴 이후 생활에 상대적으로 비관적이었다.

이는 은퇴자금 마련 가능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직장인들의 40.3%가 퇴직 전 은퇴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고 답해 일본(8.1%)보다 낙관적이었다. 반면 일본의 경우 67.9%가 ‘퇴직 전 은퇴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답해 한국(20.6%)에 비해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철선 코스모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이 과거 고령화로 인한 부동산 거품 붕괴와 경제성장률 하락, 임금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에 처한 사례를 볼 때 고령화 속도가 높은 한국은 너무 낙관적인 태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