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수도권 분양 예정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 꼴로 분양시기를 아직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에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놓고 고심중이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연내 분양계획 물량인 9만5399가구(아파트·주상복합) 가운데 38.4%인 3만6594가구가 분양시기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분양계획 1만2374가구 중 절반이 넘는 6445가구(52.1%)가 분양시기를 못 정해 신규분양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천 송도국제도시, 영종하늘도시 등 경제자유구역 물량 비중이 78.4%로 높게 나타났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기존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건설사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일정을 조정중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도의 분양예정 잔여물량은 7만3768가구로 이 중 2만7253가구(36.9%)가 구체적인 분양시기를 놓고 조율중이다.
경기에서 분양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용인시였다. 연내 용인에 계획된 분양물량 1만1098가구 중 53.3%에 해당하는 5916가구가 분양시기를 하반기로만 예정하고 있다.

적체된 미분양 물량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데다 장기간 시세가 하락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좀처럼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포시 역시 분양계획 대비 잔여물량 1만3404가구의 37.3%인 4997가구가 분양시기를 놓고 저울질중이다.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로 분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은 분양계획 잔여물량 9257가구 중 2896가구(31.3%)가 정확한 분양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 물량은 동대문구, 성동구 지역 내 재개발, 재건축 단지가 대부분이다.

재건축 특성상 조합과 시공사간의 의견조율이 길어지면서 분양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최근 분양시장 여건에 비춰 볼때 연내 분양계획 물량은 내년으로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한 수급 불균형은 향후 주택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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