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물난리‘, 100% 포장해버린 게 이유“"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10-09-24 11: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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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철 교수, “격자형 배수구, 절대적으로 숫자 부족” [시민일보]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발생한 서울시내 ‘광화문 물난리’와 관련, “겉은 번지르르하고 세세한 부분은 손을 쓰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조원철 연세대 교수는 24일 오전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광화문이 이번에 새로 조성을 하면서 전부 돌로 발라버렸는데 물이 땅속으로 침수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도록 100% 다 포장을 해버렸다”며 “그렇게 하는 것과 동시에 도로 끝에 도로표면에서 하수관으로 물이 들어가는 배수구가 격자로 돼 있는데 그게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현재 우리 국토해양부 설계기준도 잘못돼있고, 2차로 기준으로 해서 만들어 놓은 몇 십 년 전에 쓰던 것 그대로 쓰고 있다”며 “현재 광화문은 8~10차로인데 그것에 대한 기준, 크기, 모양 등 기준이 달라져야 되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고 크기만 조절할 수 있게 해 놓으니까 돈은 적게 드는 방향으로 가능한 한 적게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광화문 광장 조성시 가로수를 없앤 것에 대해 “영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무라고 하는 것이 물을 많이 머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나무가 있으면 물이 천천히 내려온다”며 “그런데 한꺼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가 땅바닥에 닿다 보니까 유출되는 물이 흘러가는 양이 짧은 시간에 집중되니 홍수량이 더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물난리가 청계천 때문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입장을 달리 했다.

그는 “청계천은 오히려 수도의 물 흐름 기능을 더 원활하게 해줬기 때문에 청계천으로 일단 물이 들어오면 잘 빠져나가게 된다”며 “이론적으로나 실무에서 다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재난관리시스템과 관련, “이 시스템을 관리하고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매 2년마다 순환보직제도로 자꾸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그게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건 전문성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부분인데 또 다른 데로 가버리고 하니까 항상 교육만 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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