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특급’ 김귀현 대표 데뷔전 펄펄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3-28 17:0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중국과 평가전서 ‘테크닉+투지’과시하며 맹활약

27일 오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친선경기에 나선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에는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이날 출전 명단에 오른 36명 가운데 가장 작은 키에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로 그라운드를 누빈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벨레스 사르스필드에서 활약하는 김귀현(21)이었다.

170c㎝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한국의 미드필드 지역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그는 후반 6분에 근육 경련으로 정우영(22·교토상가)과 교체될 때까지 중원의 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김귀현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키가 큰 중국 선수들과의 공중볼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투지를 선보였고, 상대의 거친 반칙이 가해지는 순간에도 거뜬하게 이겨내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전남 신안의 임자도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울산까지 이동한 김귀현의 아버지는 특별히 마련된 특별석에서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들의 활약을 경기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아버지뿐 아니라 귀가 들리지 않는 어머니와 임자도 주민 약 50명도 울산 문수경기장을 찾아 경기장 한 켠에 올림픽대표팀 선발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김귀현이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경기 후 김귀현은 “경기를 즐겼다. 대표팀에는 아무나 뽑히는 것이 아닌데 고향 분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서 24시간을 이동하는 수고를 감수한 김귀현의 경기를 직접 살펴본 홍명보(42)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아 우리가 원하는 팀 플레이는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홍 감독은 “중요한 것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운용 능력과 역할”이라며 “앞으로 본인이나 우리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본인이 갖고 있는 테크닉은 잘 발휘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배운 것들은 오늘 경기에서 잘 나타났다”며 “다른 선수들이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는 것은 팀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김귀현에 대한 기대감도 빼놓지 않았다.

태평양 너머 아르헨티나에서 축구를 벗삼아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는 김귀현에게 2011년 3월27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그의 활약을 경기장에서 직접 지켜본 3만1274명의 관중은 물론, TV중계를 접한 팬들에게도 김귀현의 등장은 한국 축구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데 충분했다.

앞으로 소속 팀은 물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부지런하게 경기하는 김귀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리자 관리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