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봉 선생님과 멱살 신 정말 난감”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5-11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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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 유하준, 영화 ‘적과의 동침’서 소름돋는 악역 연기
‘제2의 유오성’으로 주목받는 영화배우 유하준(32)이 영화 ‘적과의 동침’(감독 박건용·제작 RG엔터웍스·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 함께 출연한 선배·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03년 영화 ‘써클’로 데뷔한 이래 영화 ‘하류인생’(2004) ‘중천’(2006) ‘비스티 보이즈’(2008), MBC TV 드라마 ‘어느 멋진 날’(2006), KBS 2TV 드라마시티 ‘GOD’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연기부터 자폐아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드러내왔다.

유하준은 ‘적과의 동침’에서 경기 평택 석정리 마을을 점령한 카리스마 넘치는 인민군 소대장 역을 맡았다. 악랄하지만 간간히 가족에의 사무친 그리움을 간직한 악역 연기를 제대로 펼쳐 호평을 받았다.

까마득한 후배로서 마을 ‘구장 어르신’으로 출연한 변희봉(69)의 멱살을 잡아 바닥에 내팽개쳐야 하는 연기도 불사했다.

“변희봉 선생님께 굉장히 죄송했습니다. 넘어질 때 잘못 넘어지시면 어쩌나 걱정돼 그 신이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조금은 마음 편하게 했습니다. 대선배님의 배려 덕에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 여교사 ‘설희’ 정려원(30)의 멱살을 잡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겁을 주는 등 난감한 연기도 피할 수 없었다.

“크랭크인을 하기 전에 액션스쿨에서 액션 연기를 배웠는데 그때 정려원씨도 함께 있었지만 한 마디도 해보지 못했어요. 그런 처지에서 그런 연기를 하게 됐으니 저로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죠. 스타 여배우 중에는 함께 연기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더욱 그랬어요. 그런데 정려원씨는 안 그렇더군요. 오히려 괜찮다, 괜찮다고 계속 얘기해줘서 정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답니다.”

유하준은 김주혁(39), 유해진(41)에게서 느낀 따뜻한 정도 전했다.

“촬영할 때 날씨가 무지 덥고, 비는 비대로 많이 왔고, 벌레도 많고 정말 악전고투였어요. 연기에 몰입해야 하는 부담이 큰 주연배우라면 그런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을 거에요.

그런데 김주혁, 유해진 선배들은 후배들을 전혀 불편하게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참 어린 후배들, 인민군 역할하는 단역들이 모여 있는 곳에 거리낌 없이 오셔서 자연스럽게 어울렸죠.”

‘적과의 동침’은 당초 촬영 기간을 3개월 반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촬영지인 경남 함양에 호우가 수시로 쏟아지면서 촬영 기간이 한 달 이상 늘어났다. 7월 초 시작된 촬영이 11월을 훌쩍 넘겨 끝났다. 스케줄이 빡빡한 스타급 배우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적과의 동침’은 아무런 트러블도, 사고도 없이 잘 마쳤다. 주·조연급 선배 배우들이 수십 명의 후배들, 단역배우들을 다독이며 이끌어나간 덕이다.

“열악한 상황에서 후배나 자신보다 낮은 급의 연기자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는 커녕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선배, 스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저 분들의 나이나 위치가 되면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이끌어주는 선배가 돼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배우들간 의기투합이 어떤 성과를 내고, 얼마만한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전쟁의 비극을 코믹하게 터치,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는 ‘적과의 동침’은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파상공세에서도 관객 22만명을 불러모으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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