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수비라인 ‘따끔한 예방주사’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6-08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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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트랩 뚫리고… 수비 뒷공간 내주고…

월드컵 예선전을 3개월 앞둔 한국 수비진이 모처럼 제대로 된 ‘예방주사’를 맞았다.


조광래(56·사진) 감독은 지난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 김영권(21·오미야)-이정수(31·알 사드)-홍정호(22·제주)-차두리(31·셀틱)를 4백으로 내세웠다.


나흘전 치렀던 세르비아전과 같은 수비 조합이다. 조 감독은 새로운 선수 발굴보다는 조직력 다듬기에 중점을 뒀다. 이들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겠다는 마음을 굳힌 이상 감을 익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비진은 아사모아 기안(26·선더랜드)을 앞세운 가나의 공격에 경기 내내 시달렸다.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이후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난 탓인지 예전의 위용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이날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오프사이드 트랩의 실패다. 수비진의 마지막 보루인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지면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가나전 4백은 선수들 간의 호흡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상대에게 여러 차례 일대일 기회를 제공했다.


가나 선수들은 오프사이드 라인의 불일치와 센터백들이 발이 느리다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기안은 수비 뒷공간을 휘젓고 다니며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초반 PK를 내주는 과정과 후반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수비진의 핵심인 센터백 이정수는 경기가 끝난 뒤 “가나 선수들의 스피드나 힘이 그동안 붙었던 팀들보다 한 수 위였다. 힘든 경기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이정수는 평가전에서의 실점이 향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일찌감치 문제점을 찾은 것이 낫다는 것이다.


“기안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는데 라인을 더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계속 처지다보니 상대 공격 기회가 더욱 많은 것 같다”고 분석한 이정수는 “실점 장면에서 부족한 점이 드러났으니 예선이 열리기 전까지 연습을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견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그는 “우리 수비수들이 많은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본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상대가 지고 있을 때 단 번에 수비라인에서 공격수로 이어지는 긴 패스에 수비수 대처 방법이 좀 잘못됐다”면서도 “개인 능력보다는 전체 밸런스를 잘 잡는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자신했다.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KBSN 김대길 해설위원은 “그동안 이정수나 홍정호가 날카로운 공격수를 만난 적이 없었다. 2선에서의 패스가 생각치 못한 속도로 들어오니 고전한 것 같다”며 “그래도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공격수들을 생각하면 더없이 좋은 평가전이다. 수비 선수들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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