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월드컵예선 앞두고 좋은 약”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8-11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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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들, 떨어진 경기감각이 문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조광래(57) 축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착잡해 보였다. 0-3 참패에 대한 충격 때문인지 완전히 굳은 모습이었다.

한국은 10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75번째 한일전에서 시종일관 끌려가는 양상 속에서 0-3으로 완패했다. 3골차, 확연히 드러난 실력 차가 충격적이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많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치르기 전에 우리 팀으로 봤을 때 (이번 한일전이)아주 좋은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실전에서 참패를 당했지만 충격요법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를 대비하겠다는 자세였다. 그렇다고 해도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조 감독은 “우리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경기감각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그것을 많이 느꼈다. 사전에 염려를 했던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청용, 손흥민, 지동원 등이 부상과 팀 적응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이번에 소집된 일부 해외파들은 소속팀에서 충분한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떨어진 경기감각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것.

그래도 전반 25분까지는 괜찮았다. 간간이 역습을 선보이면서 일본의 미드필드를 강하게 압박했다. 위기도 거의 없었다. 공수의 균형이 준수했다. 그러나 김영권이 부상으로 나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 감독은 “불행하게도 김영권이 부상으로 나가면서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패인이다. (교체로 들어온)박원재마저 부상당하면서 수비 라인에 큰 혼란이 온 것 같다. 오늘 문제점을 잘 파악해서 월드컵 3차 예선을 하는데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김영권의 부상으로 박원재를 투입했는데 또 부상을 당해 박주호를 투입했다. 경험이 부족하다. 전반 25분까지의 플레이가 이후에는 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원재는 엔도 야스히토의 슛을 안면으로 막아내다가 충격을 입어 교체됐고 곧장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오른쪽 공격라인에 배치한 구자철에 대해선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이청용이 하는 플레이와는 다른 좋은 점도 있지만 안타까운 장면들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그 포지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상의 불합격을 줬다.

이어 “한일전에서는 홍정호를 통해서 혼다를 수비하는 것을 항상 생각했는데 (홍정호가)불상사가 있어서 중앙 수비라인에 허점을 보인 것이 안타깝다”고 더했다.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에 대해선 “전반에 박주영이 오랫동안 쉰 공백 때문인지 감각을 상당히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지동원이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참석 못해서 아쉽다. 김신욱을 투입하면서 색다른 공격 형태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미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이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상승세에 있지만 한국이 0-3으로 완패할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지난해 5월 사이타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2-0으로 완승했다. 당시 내용도 압도했다. 1년3개월 만에 한국과 일본의 상하가 바뀐 모양새다.

하지만 조 감독은 “그렇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좋은 경기를 했고 우리보다도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다. 우리가 원했던 조직에서 부상이라든지, 사정이 있어서 빠지면서 조직력이 생겨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974년 1-4 패배 이후 무려 37년 만에 3골차로 패배하는 수모를 당했다. 1998년부터 이어져 오던 일본 원정 무패(3승2무) 기록도 막을 내렸다. 역대전적은 40승22무13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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