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지동원(20·선더랜드)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자신감과 적극성을 꼽았다.
지동원은 12일 오전 10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엘리트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성격이 조금은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지만 20년을 이렇게 살아와서인지 한 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훈련장에서 동료들에게 말을 거는 편이고 어울리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웃음이 많지 않은 지동원은 화끈한 실력과는 정반대로 말수가 별로 없고 소심한 편이다. EPL 진출 당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꾸겠다고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크레이그 가드너(25), 필립 바슬리(26)는 그런 지동원에게 큰 힘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소극적인 지동원을 특별히 챙긴다. 지동원은 "가드너와 바슬리가 특별히 잘 해준다. 훈련장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아직은 그라운드에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감 넘치는 축구'를 구사하지 못한다.
지동원은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는 자신감있게 했는데 거기 가서 약간 주눅도 들고 출전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동원은 11일 UAE와의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3차전에서 소속팀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보는 가운데 선발로 출전해 후반 28분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소속 팀에서 주로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조커 역할을 맡는 것도 생소하다. "조커는 (화려하고 적극적인 플레이 등으로)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교체로 들어가면 꼭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뿐"이라고 했다.
선더랜드는 현재 1승3무3패(승점 6)로 16위에 머물러 있다. 1골 1도움을 기록 중인 지동원은 "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팀이 잘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목표"라며 "개인적인 꿈도 선더랜드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지동원은 오는 16일 아스날과의 원정경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 선배 박주영(26·아스날)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주영이 형과의 대결을 기대한다. 경기에 못 나간다고 해도 얼굴 보는 것이 기쁘고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동원은 전날 UAE전 출전으로 피로한 상황에서도 중등부 축구부원들을 대상으로 한 클리닉에 참석해 성실하게 임했다.
이 자리에서 지동원은 "축구를 하다보면 힘든 상황이 많은데 그것을 이겨내면 다음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기대하겠다"고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약 1시간 동안 비법을 전수한 지동원은 출국을 위해 곧장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