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마이웨이' 오늘 개봉… 친일영화 논란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12-21 11:1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강제규 감독 "이젠 미움의 상처 보듬어 안는 시대 되지 않았나 싶었다"

21일 개봉한 장동건(39) 오다기리 조(35) 판빙빙(30)의 전쟁 휴먼 대작 '마이웨이'를 연출한 강제규(49) 감독이 대중의 관심, 기대, 비판에 친절하되 단호하게 답했다.

먼저,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2003)와 같은 감동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태생적인 문제인 것 같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당시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크게 줬던 까닭에 그때와 같은 정서적인 부분들을 많이 기대했던 분들 입장에서는 '마이웨이'가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영화는 분명히 다른 영화다. 감상의 포인트도 다르고, 영화를 통해 전달하려는 것도 다르며,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지점들도 다르다."

강 감독은 "'마이웨이'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같은 시각으로 보게 되는 것은 두 남자가 나온다는 점, 전쟁 영화라는 점, 강제규가 연출하고 장동건이 출연한다는 점들 때문일 것"이라면서 "만약 '마이웨이'에 '태극기 휘날리며'와 유사한 지점들이 많았다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마이웨이'의 주인공은 장동건이 연기하는 '김준식'이 아니라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가 맡은 '하세가와 타츠오'라는 해석도 있다. 또 김인권(33)이 맡은 준식의 친구 '이종대'의 영화라는 말도 나온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준식, 타츠오, 종대 등 어떤 인물이 주인공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가 됐든지 영화 속에서 어떻게 자기 목소리를 내서 관객들이 그들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느냐의 문제라 생각한다. 누가 더 부각돼야 하고, 잘 보여야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저격수 '쉬라이' 역의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주인공이라기보다 카메오라고 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분량이 적은 것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판빙빙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아는 사람들로서는 판빙빙이 가진 용량에 비해 역할이 작은 것이 아쉬울 수 있다. 물론 판빙빙이 중심이 되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멜로 버전 시나리오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지 않았다. 판빙빙은 역할이 크고 작은 것을 떠나 한중일이 함께 하는 영화라는 취지에 공감해 개인적인 욕심을 배제하고 목표 의식을 갖고 참여했다. 판빙빙 스스로도 "다음에 다른 작업을 꼭 같이 하고 싶다"는 말로 스스로를 달래더라. 하지만 아무래도 관객들이 아쉬울 수도 있겠다."

'마이웨이'가 그리고자 한 한일양국의 화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친일영화'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 강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조선 청년과 일본 청년이 긴 여정을 같이 한다는 것이 피해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하고 힘든 기억을 건드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욱 컸다. "이야기를 접하고 한 편으로는 뜨거움을 느꼈다. 이제는 미움의 상처들을 보듬어 안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우리는 희생자, 일본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우리에게 미래에 무엇을 줄 수 있느냐를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를, 일본은 일본을 스스로 냉정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 서로가 원수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사선을 넘나들면서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왜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강 감독은 "사실 시나리오에는 고생하고 희생당하던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 버전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지나치게 다큐 느낌이 들었다. 그것으로서는 큰 울림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그 당시에 존재했던 인물을 갖고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 아닌가 싶었다"고 조선과 일본 젊은이의 이야기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전했다.

중도를 택한 이유다. "너무 과하지도 않게 부족함도 없이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했다. 과잉되거나, 감정이 넘쳐서 어느 한 편에 불편함을 주는 것도 원치 않았다. 될 수 있으면 인간과 휴머니즘에 입각해서 보려고 했다."

강 감독은 '마이웨이'의 관람 포인트도 귀띔했다. 우선, 최대 볼거리인 전쟁신이다. '마이웨이'를 혹평하는 이들도 압도적인 스케일과 리얼한 재현에는 일단 박수를 보낼 정도로 빼어나다.

"'마이웨이'에서는 그 동안 한국 영화 뿐만 아니라 어느 외국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시각적인 것, 비주얼적인 것에서 차별점을 두려고 했다. 일본과 소련의 노몬한 전투, 소련 포로 수용소, 독소전,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 전쟁이면 전쟁, 포로수용소면 포로수용소…. 파트마다 목표 의식을 정확히 설정하고 거기서 최고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특히 노르망디를 통해 전쟁이 가진 광기의 클라이막스를 보여주려고 했다."

이런 마음가짐에는 한국 영화의 발전에 대한 책임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확실히 선을 긋고, 비전을 보여주자. 우리도 할 수 있다. '기술이 부족해서' '예산 때문에'라는 변명은 더 이상 안 통한다. 그런 걸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그런 노력의 결과가 관객들이 좋게 봐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포인트는 '휴머니즘'이다. 이 영화의 감동 부족 문제에서 친일 시비까지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바로 이 휴머니즘이 있다.

"당초 굉장히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두 인물이 전쟁, 포로 수용소, 노르망디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 속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단적인 상황과 자신들과 무관한 전쟁들을 경험하면서 변화해가고, 이해해 가며, 용서하는 휴먼 드라마에 중점을 뒀다. 그런 것을 관객들이 봐줬으면 한다."

한국 영화사상 최대인 순제작비 280억원이 투입된 '마이웨이'는 SK플래닛·CJ엔터테인먼트 공동배급으로 뚜껑을 열었다. 제임스 캐머런(57)이 1998년 멜로 '타이타닉'(520만명)으로 한국 시장에서 세운 최대 흥행기록을 이듬해 강 감독이 첩보액션 '쉬리'(621만명)로 깼듯, 지난해 캐머런이 3D SF '아바타'(1335만명)로 한국 시장에서 다시 거머쥔 최대 흥행기록을 올해 '마이웨이'로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리자 관리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