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비대위-공추위 미묘한 힘겨루기

이영란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2-02-28 1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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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공천안 비대위에 별도 보고 않겠다”

김종인 “오늘이 마지막...내 소임 끝” 사퇴의사

[시민일보] 새누리당이 4.11 총선을 앞두고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간에 미묘한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새누리당은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을 포함한 1차 공천자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추위와 비대위가 이재오 의원 공천문제로 정면충돌하고 말았다.


공천위는 비대위가 재의를 요구하자 긴급회의를 소집해 재심사한 뒤 원안대로 의결, 재의요구를 무력화시키고 말았다.


특히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재의결 뒤 “이번이 첫 발표라 비대위에 안을 보고한 것일 뿐, 앞으로는 일절 (공천안을) 별도 보고하지 않겠다”면서 비대위 의견을 묵살하고 공천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홍원 위원장은 28일 <시민일보>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비대위 보고 전에 공천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그게 순서가 맞는 것 같다”고 강행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정 위원장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비대위원이나 공천위원이나 모두 당과 나라를 위해서 고심하는 분들”이라며 “사심을 갖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양쪽에 일리 있는 말씀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권한에 대해 “비대위에서 최종 결정, 의결을 하는 거다. 우리(공추위)가 발표하고 올리면 비대위에서 심의해서 최종결정을 하고, 그리고 다른 의견이 있어서 보내면 우리가 검토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대위와 공추위 갈등설에 대해 “이것을 갈등이라고 보지 말라.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공천안을 상정하면 비대위에서 재의를 요구할 수 있게 돼 있고, 그러면 또 우리가 그걸 다시 재의에 부쳐서 결정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의견이 다를 수 있어서 만든 규정 아니냐, 그거를 갈등이라고 하면 그 규정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정책쇄신분과회의에 참석, "비대위에서 공천심사안을 검토하고서 표결하고 있는 과정인데 공심위원장이 나가서 발표를 해버릴 거면 비대위가 왜 (심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오늘이 정책쇄신분과의 마지막 회의다. 더이상 정책쇄신에 대한 특별한 아이템도 없고, 내 소임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으로 하겠다"고 사실상 사퇴의사를 밝혔다.


또 그는 "재심의를 했다는데 공당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상식적인가"라며 "공천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감정에 북받쳤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공천위가 아무리 독립기구라고 해도 발표에 앞서 비대위에 알려 심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은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독립기구니까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이야기를 안 하고 임의적으로 하느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데 말이 시스템 공천이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비대위에 안이 올라오고 안을 의결할 지 재심할 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나는 독자적인 독립성을 가졌다'고 말하고 회의장에서 나가 기자들 앞에 서서 명단 발표를 했다"며 "통상적 조직에서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박근혜 위원장의 태도도 굉장히 모호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영란 박규태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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