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 "하루 3시간 자며 권투씬 찍었다"

온라인팀 / / 기사승인 : 2012-03-13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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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연작 '열여덟, 열아홉'서 고등학생 '호야'역 열연

"1년 후 서른 살이 딱 되는 그 순간, 20대를 헛되이 보냈다는 생각이 1%라도 들면 무서울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은 1년을 후회 없이 보내기로 결심했어요. 배우로서 올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시기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분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20대 마무리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3년 전 찍은 영화 '열여덟, 열아홉'(감독 배광수)은 유연석(28)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을 연기한 그는 "교복이 어색하지 않았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이라면서 "힘든 세상을 극복하려고 했던 '호야'의 절실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답답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소극적인 고등학생이 '호야'다. 이란성 쌍둥이 동생 '서야'(백진희)와 여자친구 '도미'(엄현경) 사이에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다. 싫다는 말 한마디 못하는 등 우유부단함 자체다. 그러다 복싱을 통해 스스로 나약함을 깨고 성장해 나간다.

유연석은 "'호야'에게 복싱은 인생을 알게 해주는 매개체다. '복싱'을 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하나 둘 주먹질을 해 나가다가 상대를 대면하고, 맞서 싸우고 몇 대 때리면서 인생의 고난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인생은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호야'에게 권투는 인생을 일깨워주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이해했다.

유연석은 권투 장면을 찍기 위해 일주일 내내 체육관에 머물렀다. 2년3개월을 공군으로 보내며 단단한 체력을 유지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원 없이 맞았다. "캐릭터 자체가 맞는 장면이 많아서 육체적으로 피곤했다. 그렇게 맞다가 처음으로 상대방을 때려 쓰러뜨리지만 그 역시 '호야'가 원했던 게 아니라는 생각에 운다. 그렇게 맞는 시간이 있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글러브를 끼고 촬영하다보니 진짜로 때린다. 골이 흔들릴 정도다. 또 일주일 동안 세 시간씩 자면서 권투 장면을 다 찍었다. 하루 종일, 일주일 동안 맞다보니 얼굴이 부으면 부은대로 촬영했다. 나중에는 목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일주일의 중반이 지난 후부터는 촬영장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촬영했다. 또 대역을 쓸 수 있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몸도 내 몸이라 거의 다 직접 링 위에 올랐다"는 회상이 처절하다.

"촬영 마지막 날 권투 마지막 라운드를 찍었다. 링 위에서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상대 배우와 합을 짜지 않았다. 진짜 권투를 하고 쓰러지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이러다가 죽는구나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유연석은 "쌍둥이 동생 '서야'에게 상처를 준 '일강'(정헌)에게 복수하기 위해 시작한 권투의 기술을 지금 사용하고 싶다"며 농반진반했다. "군대에서 날 괴롭혔던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던 친구들, 또 일하면서 이유 없이 상처를 준 분들, 지금 이 순간에도 날 아프게 하는 사람들에게 펀치 한 방 날리고 싶네요. 하하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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