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7일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 파문으로 당선자 지위 사퇴 권고를 받은 것과 관련, "당원이 직접 선출한 후보의 사퇴는 전체 당원의 손으로 결정해야한다. 당 지도부에 당원 총투표를 요청한다"고 말해 ‘꼼수’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지도부의 공천이 아니라 당원들의 선택으로 비례대표에 출마한 사람으로서 당원의 뜻과 결정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나 개인의 사퇴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걸어온 30년 진보운동의 길은 개인의 출세와 입신양명과는 인연이 없었다"며 "대의를 위해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 여기며 걸어왔기에 그 어떤 직위와 자리에 결코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퇴가 절대선이고 사퇴하지 않는 것이 절대악이라는 무형의 거대한 프레임 속에서 철저히 은폐되고 배제되고 훼손된 진보정치의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가장 소중한 가치는 당을 진실로 사랑하는 우리 당원의 명예와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며 당원이 없으면 진보정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아무리 가혹한 여론의 압박이 있다고 한들 지지해준 당원들의 소중한 사랑과 진실한 믿음을 훼손하고 그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당원들의 의사확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어려운 때일수록 당원들 속에 들어가 당원들의 힘과 지혜에 의거해 당원들과 함께 난관과 위기를 헤쳐 온 것이 우리가 걸어온 진보정당의 역사였다"며 "지난 역사의 교훈대로 지금의 논란 역시 우리 당원의 뜻을 묻고 당원이 결정하도록 하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사실상 당권파가 당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원총회를 열 경우, 이 당선자가 의도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파문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