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이 네덜란드를 꺾고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에서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 선두로 치고나갔다.
독일은 14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유로2012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마리오 고메즈(바이에른뮌헨)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독일은 2연승(승점 6)을 달리면서 B조 선두에 올랐다. 이변이 없는 한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마지막 상대는 조 최약체로 꼽힌 덴마크다.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확정된다.
네덜란드는 첫 경기에서 덴마크에 0-1로 져 이변의 희생양이 된데 이어 라이벌 독일에 무릎을 꿇어 토너먼트 자력 진출이 물 건너갔다. 1승이 절실했던 네덜란드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쌓인 앙금이 여전해 둘의 맞대결을 ‘유럽의 한일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는 스페인과 함께 나란히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려 더했다.
그러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독일에 모래알로 전락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네덜란드는 1차전 패배 이후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수와 선수 사이에서 불화가 일어 조직력이 와해됐고 결과에서 나타났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의 주인공 고메즈는 포르투갈전에 이어 이날 2골을 더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또 3골로 러시아의 알란 자고예프(CSKA모스크바)와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독일 미드필더의 핵인 슈바인스타이거(바이에른뮌헨)도 정확한 패스로 고메즈의 2골을 도와 승리에 공헌했다.
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아스날)는 0-2로 뒤지던 후반 28분에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영패를 막는데 만족했다.
네덜란드는 초반 나쁘지 않은 경기력으로 독일을 압박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선제골을 내준 후에는 수비 조직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무너졌다.
전반 초반까지는 네덜란드가 근소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판 페르시가 최전방에서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활로를 찾았다.
그러나 비효율적이었다. 오히려 신중하게 역습을 노리던 독일이 전반 24분 슈바인스타이거의 침투패스를 받은 고메즈가 턴에 이은 논스톱 슛으로 선취골을 터뜨렸다.
네덜란드의 수비 조직력이 급격히 와해됐다.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현저히 줄었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중앙과 측면 모두 독일이 주름잡았다.
독일은 기어이 전반 38분에 고메즈가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패스는 슈바인스타이거였다.
전반을 0-2로 뒤진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훈텔라르(샬케04)와 판 데 바르트(토트넘)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어려운 와중에 후반 28분 판 페르시가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려 추격을 시작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유럽의 남미’로 불리는 포르투갈은 앞서 오전 1시에 우크라이나 리비프 아레나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42분에 터진 실베스트레 바렐라(FC포르투)의 결승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우승후보 독일과의 1차전에서 0-1로 졌던 포르투갈은 1승1패(승점 3)가 돼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덴마크(1승1패 승점 3)는 먼저 2골을 내주고도 뚝심을 앞세워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종료 직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아쉽게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포르투갈은 전반 24분 페페(레알마드리드), 36분 포스티가(사라고사)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지만 니클라스 벤트너(선더랜드)에게 머리로만 2골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던 승부는 후반 39분에 교체로 들어온 바렐라가 투입된 지 3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려 포르투갈의 승리로 끝났다.
‘죽음의 조’ B조는 독일의 8강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포르투갈, 덴마크, 네덜란드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 팀이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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