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도 놓칠 수 없다… 밤마다 빅매치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6-17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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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2에 빠진 팬들 ‘불면의 밤’… 치킨·피자집등 때아닌 특수

“축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유로2012’ 축구는 단 한 경기도 놓칠 수 없어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팬인 대학생 홍모(21·여)씨는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가 개막한 이후 늦은밤과 새벽 시간에 경기를 보고 오전에는 토막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내놓으라하는 유럽 대륙의 축구 열강들이 맞붙는 경기를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탓이다.


홍씨는 “대부분의 수업이 오후에 몰려 있어 학업에는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 “생활 리듬이 흐트러져 조금 피곤하지만 매년 열리는 것도 아니고 4년만에 열리기 때문에 단 한경기도 놓치기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유로2012 축구 열기까지 더해져 밤잠을 설치는 축구팬들이 늘고 있다. 축구의 드라마와 감동을 경험한 축구팬들에게 밤잠은 이미 사치가 된지 오래다.


쟁쟁한 축구 강호와 세계적인 스타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는 4년을 기다렸던 국내 축구팬들에게 ‘작은 월드컵’이라고 불릴 정도의 축제나 다름없다.


승리의 감동을 그대로 간직한 조별리그 경기와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또 축제인 만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기려는 열성 축구팬들도 있다.


대학생들은 최근 기말고사 기간이지만 시험에 관한 이야기보다 유로2012 축구 경기와 선수들 이야기를 주로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축구 동아리에서 활동중인 송모(25)씨의 가방에는 세면도구와 여분의 옷이 들어있다. 송씨는 학교 인근에 살고 있지만 유로2012 경기를 보고 시험공부까지하면 파김치가 돼 등교를 못할 것 같아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송씨는 “유로2012 시작과 기말고사 기간의 시작이 딱 맞아 떨어져 학교에서 동아리 선후배들과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다”며 “여러사람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 팀도 응원하다보면 피곤한 것도 잊게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도 예외가 아니다. 직장동료들과 내기를 하거나 함께 응원을 하기도 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전모(32)씨는 “몇몇 동료끼리 유로2012 16강전부터 승리팀 맞추기 내기를 하기로 했다”며 “동료들과 조별 경기를 통해 각 국가의 전력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치킨과 피자 등 외식업계도 때 아닌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남모(54)씨는 “유로2012 축구 때문에 매출이 평소에 비해 50% 넘게 상승했다”며 “치킨이 유로2012 축구대회 특수에 힘입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실상 결승전으로 꼽히는 지난 11일 스페인 대 이탈리아 경기의 시청률은 2.5%를 기록한데 이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잉글랜드 대 프랑스의 경기도 2.3%에 이르렀다.


비록 월드컵 당시 수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심야시간을 고려할 때 낮은 수치는 아니다.


이처럼 한국선수가 단 한명도 뛰지 않는 유럽대륙의 축구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다양한 해외축구 리그의 중계가 크게 증가했고, 국내 축구선수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꼽았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최근 많은 젊은 사람들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레알마드리드 등 인기구단의 선발선수와 포메이션까지 외운다”며 “주말마다 클럽을 통해 익숙해진 호날두와 반페르시, 외질 등 유명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회다 보니 관심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해외 축구리그 중계가 많아지면서 유럽축구가 우리 안방과 매우 가까워졌다”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활발하게 해외 진출한 것이 큰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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