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스페인이 ‘천적’ 프랑스를 잡아내며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24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2012 8강전에서 전반 19분과 후반 46분 터진 사비 알론소(31·레알마드리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조별 리그를 거치며 최다 득점(6골)과 최소 실점(1골)을 기록한 스페인은 프랑스에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페인은 프랑스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메이저대회(월드컵·유로컵)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1무5패를 기록하며 단 한 차례의 승리도 따내지 못했다.
유로1984 결승전과 유로2000 8강에서도 프랑스에 패하며 고배를 마셔야 했던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프랑스 징크스’를 극복해냈다.
23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프랑스는 스웨덴에게 패배를 당한데 이어 스페인에게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프랑스는 부족한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이번 대회에서 카림 벤제마(25·레알마드리드)를 비롯한 팀내 주전 공격수들이 단 한골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단합이 이뤄지지 않은 팀 분위기도 패배의 원인이 됐다. 스웨덴전 완패 직후 라커룸에서 내분을 겪기도 했던 프랑스에겐 미셸 플라티니(57)나 지네딘 지단(40)과 같은 ‘캡틴’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델 보스케(62) 감독은 이날도 제로톱 전략으로 경기에 나섰다. 스페인은 벤제마를 전방에 내세우며 득점을 노렸다.
경기 초반 양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스페인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9분 호르디 알바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크로스를 올려줬고 쇄도하던 알론소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알론소의 A매치 100번째 출전경기에서 나온 의미있는 골이었다.
프랑스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31분 프리킥 찬스에서 요앙 카바예가 강력한 슛을 때려봤지만 스페인의 수문장 이르케 카스야스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전반을 추가 득점 없이 마친 양팀은 후반전을 도모했다. 스페인의 매서운 공격은 후반전에도 계속 이어졌다.
후반 16분 사비 에르난데스사가 수비를 무너뜨리는 전진 패스를 찔러줬고 세스크 파브레가스 달려들며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아쉽게 슛을 때리지 못했다.
프랑스는 후반 19분 사미르 나스리와 제레미 메네즈를 동시에 투입하며 전술의 변화를 꾀했다. 스페인 역시 페드로 로드리게스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넣으며 맞대응했다.
경기 후반부에 접어들며 프랑크 리베리의 공격력이 살아났고 프랑스도 기회를 맞았다.
후반 25분 리베리가 개인드리블을 통해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땅볼 슛을 때렸지만 이 역시 카시야스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주도권을 잡아나가던 프랑스는 무리한 수비로 인해 스스로 무너졌다.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45분 페드로가 프랑스 수비수 안도니 레베예르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알론소가 이를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막판 쐐기골을 허용한 프랑스는 추격의지를 잃었고 결국 경기는 2-0 스페인의 완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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