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4강전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는 25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2012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둬 4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8강전에서 그리스를 4-2로 꺾는 등 이번 대회 들어 4전 전승으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전차군단 독일과 29일 오전 3시45분 결승 진출을 다툰다.
유로2000에서 준우승을 거뒀던 이탈리아는 12년 만에 4강전에 오르면서 통산 2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유로1968에 정상에 올랐으니 44년 만의 정상 도전이다.
잉글랜드는 유로1996에서 4강전에 오른 뒤 16년 만에 최고 성적을 노렸지만 승부차기의 악몽을 극복하지 못하고 8강전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역대 메이저대회에서 승부차기 성적이 1승6패다.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피를로와 골키퍼 부폰(이상 유벤투스)은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골과 선방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곧 패배를 의미하는 ‘11m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에서 둘의 존재는 매우 컸다.
이에 반해 잉글랜드는 성공적인 수비 전술로 승부를 0-0으로 마치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수비축구의 대명사 이탈리아와 이번 대회 들어 자신들의 전통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운영을 보인 잉글랜드의 대결로 지루한 양상이 예상됐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탈리아의 데 로시(AS로마)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중거리 슛으로 골포스트를 때리면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고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가슴을 쓸어내린 잉글랜드는 이후 10여분 동안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가운데와 좌우 측면을 적절히 섞어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흔들었다.
이탈리아가 다시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것은 전반 20분께. 이후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다. 잉글랜드는 역습으로 반격했다.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시티)는 전반 25분과 31분에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잉글랜드의 수비수 존 테리(첼시)와 조 하트(맨체스터시티)의 육탄방어와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이탈리아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잉글랜드는 철저히 뒷문을 잠그는 방식을 취했다. 이같은 양상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전·후반 90분을 0-0으로 마친 양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여기서도 골은 터지지 않았고 잔인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탈리아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쪽의 첫 번째인 발로텔리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가 나란히 성공해 기싸움을 시작했다.
먼저 실축을 한 것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2번째 키커 몬톨리보(AC밀란)가 골대를 벗어나는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유)가 곧장 성공으로 답해 이탈리아가 쫓겼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3번째에서 이탈리아가 기사회생했다. 피를로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면서 칩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강심장이 돋보인 느린 슛이었다. 이번에는 잉글랜드의 애슐리 영(맨유)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분위기를 내줬다.
2-2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 가운데 이탈리아 4번째 키커 노체리노(AC밀란)가 깔끔하게 성공한 반면 잉글랜드는 애슐리 콜(첼시)이 부폰의 선방에 막혔다. 부폰은 공의 방향을 완전히 예측했다.
이탈리아는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키커 디아만티(볼로냐)가 가볍게 성공해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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