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갈등 산넘어 산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08-08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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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비례당적 그대로 두고 실천은 새로운 정당 쪽으로”
이상규 “비례의원직 살리려 온갖 꼼수...불가능한 해당행위”
[시민일보] 통합진보당의 신당권파인 강기갑 대표가 “9월 중에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고 사실상 분당을 공식화함에 따라 분당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는 ‘분당이 아니라 재창당’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 내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당권파인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날 진행된 진보정치혁신모임 1차 회의결과에 대해 “우선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과는 단호히 결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 안에 있으면서 하는 것은 재창당이고, 분당이라고 하면 당이 갈라져서 나오는 건데 당이 갈라져서 나올 경우에는 비례대표들 같은 경우에는 비례대표직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비례대표들 스스로의 판단도 중요할 텐데, 일단 여섯 분의 (신당권파)의원 중에 세 분이 비례대표인데,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의원 세 분이 혁신 재창당 길에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이제 당적에 따라서 의원직이 좌우되니까, 그 문제에 대해선 조금 더 조직적인 논의과정을 거쳐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사회자가 ‘당을 해산하고 재창당을 하면 문제는 없다고 들었는데 지금 당 해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당원 과반수가 투표참여를 해야 되고 2/3 이상이 찬성해야 해산요건이 된다고 하는데 이른바 구당권파가 여기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심 전 원내대표는 “합의해서 이혼할 수 있으면 제일 좋은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재창당 시기에 대해 “8월 중에 당내 논의와 또 다양한 세력들과 좀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8월 중에 결론을 내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인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의원의 향후 진로에 대해 “일단 현재로서는 당적을 그대로 두더라도 당분간 실천은 새로운 정당 쪽에서 함께 하는 그런 진행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구당권파 이상규 의원은 “해산 후 재창당이나 탈당 후 분당이나 둘 다 당을 파국으로 모는 해당행위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강기갑 대표가 다음 달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새로운 창당을 하겠다고 하는데 가능은 하겠지만 결국 새누리당 좋은 일만 시키는 행위”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특히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당적은 통합진보당 유지하면서 새로운 진보정치 모색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불가능하고 정치적 꼼수에 불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강기갑 대표와 혁신모임 측이 구당권파를 ‘패권주의’, ‘구태’로 규정을 한 것에 대해 “그 분들에겐 아무래도 명분이 필요해서 자신들이 만든 통합진보당을 패권주의라고, 구태라고 그런 웃지 못할 모순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지금 야권 전체가 하나로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그렇게 분열하는 것은 맞지 않다. 2/3의 찬성으로 해야되는 해산은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해산을 거론하는 이유는 3명의 비례의원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거다. 그들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는 그렇게 의원직을 박탈하려고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것이 자신들의 문제로 되니까 비례의원직을 살리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구당권파가 반성할 대목은 분명히 있다. 저희들도 반성하고 혁신하겠다. 그래서 당을 함께 단결하면서 하는 것이 맞는 거지 분열하는 것은 결코 쌍방,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로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날 권영길, 문성현, 천영세 등 전직 민노당 대표들이 진보정치 재건의 길에 함께 하겠다며 강기갑 대표 체제의 신당 창당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전직 대표분들 진보의 큰 나무이신데, 그 분들이 분열에 앞장서는 모습이 참담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마지막까지 반대했던 분들인데 지금은 다시 그 분들이 반대했던 참여당과 손잡고 분열에 앞장서겠다고 하는 것은 자신들이 밝혔던 정치적 신념하고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심상정 전 원내대표에 대해 “대표직을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사퇴를 했다. 공동대표로 계시다가 부정부실 논란 책임지고 사퇴를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 분이 당직선거 할 때 대표로 나오시려고 했다가 여의치가 않으니까 원내대표로 나오셨다. 그 원내대표도 또 사퇴를 하셨다. 참 기구한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너무 욕심이 앞서시는 거 아닌가. 가는 곳마다 민주노동당 깨져버리고 진보신당 깨져버리고 또 통합진보당 지금 깨지는 길에 앞장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대선 준비에 대해 “이정희 전 대표님 출마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분들도 있고,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이런 말씀도 있다. 그 대목에 대해서는 좀 더 열어두고 당원들, 국민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해 봐야 된다”며 “중요한 것은 저희는 이번 대선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야권연대의 밀알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어느 쪽과 연대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도 그렇고 국민들 입장에서도 모든 야권이 다 힘을 합해야 된다, 이렇게 요구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고 어느 쪽을 선택하지 않고, 이런 문제일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당을 뛰쳐나가는 분열이 더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신당권파가 탈당을 하든 분당을 하든 신당권파 쪽을 지지하면서 야권연대를 할 가능성에 대해 “어느 한 쪽하고만 야권연대를 한다면 그것은 야권연대라고 불릴 수 없다. 민주통합당이 분열의 한 쪽에 손을 들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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