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 국민대통합 행보 논란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08-23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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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박 후보가 내세운 시대정신”
이철희 “생각바뀐 흔적 전혀 안보여”
박효종 “쇼라면 백만불짜리 아니냐”
[시민일보]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 이은 상도동, 동교동 방문이 연일 뉴스가 되고 있다.

캠프에서는 이를 국민대통합을 위한 행보로 규정하고 있고, 언론들은 이른바 YS, DJ로 상징되는 민주화세력과의 화해, 그리고 현재 야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노세력까지 모두 끌어안겠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박 후보의 이런 국민대통합 행보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의 광폭행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도 다양하다.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홍성걸 교수는 2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국민대통합은 박근혜 후보가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박근혜 후보가 자기의 생각을 바꿨다는 흔적이 없다”고 부정평가 했다.

특히 박근혜 후보 캠프 정치발전위원으로 참여했던 서울대 박효종 교수는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박근혜 행보가 쇼라면 백만불짜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성걸 교수= 홍성걸 교수는 “박근혜 후보의 국민통합행보라는 것은 보는 사람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야당이 지금 얘기하는 것처럼 정치적인 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국민통합을 하겠다는 논리는 박근혜 후보가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그런 시대정신을 내세우는 건 그것이 득표 전략이든 혹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든 간에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고 하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홍 교수는 야당 측이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며, 박 후보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것에 대해 “과거사 문제라고 하는 것은 주로 5.16과 정수장학회 문제, 또 장준하 선생 사건에 대한 재조사 문제, 이런 것들인데 그 문제는 각각의 특성들이 있다. 그런 사건 하나하나에 대해 야당이 바라는 대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전부 진정성이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조금 심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5.16과 같은 사건에 대해서 국민들이 원한다면 박근혜 후보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며 “5.16이 쿠데타냐 아니냐 라고 얘기할 때, 그건 군사쿠데타가 맞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쿠데타이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의 계기가 된 것도 또한 사실이다, 뭐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게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른바 통합행보 연장선상에서 당내 비박계 및 보수세력 포용론과 인적쇄신 얘기가 동시에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대선을 앞둔 상황 속에서 당연히 포용하고 모든 사람들을 다 받아들이고 껴안고 지지세력을 규합해서 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부사람들을 영입하겠다는 얘기는 그냥 영입해서 장식품으로 두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는 의사결정시스템에 대해서 쇄신을 하겠다, 외부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라며 “그것이 인적쇄신이 되고 그것이 정책쇄신이 되고 또 이미지쇄신이 되고 그래서 진정성 있는 인적쇄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소장= 이철희 소장은 “박근혜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 야당의 전직 대통령들 참배하고 이런 건 좋은 거라고 보지만 너무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하는 것 같다. 약간 호들갑을 떤다는 생각도 있다”며 “아직 현재 이 시점까지는 박근혜 후보가 자기의 생각을 바꿨다는 흔적이 없다”고 부정평가 했다.

이어 그는 “변화가 없었는데 행보만 넓게 가면 그게 과연 진정성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소장은 또 “박근혜 후보가 위기에 빠졌었다, 그런데 DJ나 YS,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 안 해서 위기에 빠진 거냐. 본질은 그게 아니다. 본질은 편협한 본인의 역사인식의 문제나 가치관의 문제인데 그 본질에 대해선 전혀 변화 없이 언급 없이 내버려둔 채 다른 방법을 통해서 우회해서 뭔가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하는 것은 온당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철희 소장은 당내 비박계 및 보수세력 포용론과 인석쇄신론에 대해 “이건 세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진영에 있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게 과연 그게 통합이고 인적쇄신이냐,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 예컨대 김장수 전 의원이나 장관 지내신 분, 총리 지내신 분을 주미대사로 발탁했다고 해서 그걸 누가 통합이라고 하느냐”며 “그것이 통합이나 인적혁신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사결정시스템을 민주화하고 다양화 하는 게 핵심”이라며 “의사결정시스템 안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원천적으로 배제해놓고 새로운 사람을 영입해서 그 바깥에 앉혀놓으면 그건 들러리 세우는 것 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효종 교수= 박효종 교수는 “박근혜 후보의 광폭정치를 쇼라고 민주당이 비난하는데, 쇼라면 백만불짜리 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자체가 역사적 화해를 의미 한다”며 “진정성에 대해 의심 말라.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어차피 통합이라고 하는 것이 시급한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에 박 후보는 이것을 향해 파격 이상의 그런 행보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박계 포용론에 대해 “통합이라고 하는 것은 가까운데서 시작을 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비박 후보들, 비박 세력들을 끌어안는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단순히 정치공학적인 제스처가 아니라 진심으로 손을 내미는, 그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보수대연합론과 외연확대론에 대해 “보수대통합이나 외연확대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대비되는 개념은 아니다. 역시 이게 통합이라고 하는 정신에서 봤을 때 중도뿐만 아니라 진보 쪽에 있는 분들도 연합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중도 플러스 진보까지도 과감하게 포용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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