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非文 경선룰 갈등 심화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08-26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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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경선 중단 검토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첫 제주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5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등 비문(문재인) 후보들 간의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손학규·김두관 후보 측 대리인들은 지난 25일 오후 제주 경선이 끝난 뒤 긴급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경선 일정을 중단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26일 비문 후보들 측에 따르면, 이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모바일 투표의 무효표를 공개하고,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무효표는 전부 원상복귀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후 경선 일정에 불참하겠다는 것.

이날 회동은 손 후보 측 요청에 의해 이뤄졌으며, 손 후보 측에서는 조정식 의원과 김유정 전 의원이, 김두관 후보 측에서는 이호웅·안민석 두 의원이 참석했다. 정세균 후보 측 대리인은 다음 경선지인 울산으로 이동해 참석하지 못했으나 전화 통화를 통해 입장을 조율했다.

이들은 모바일 투표 응답 방식이 기호 순서대로 4명의 후보 이름을 모두 듣고 답해야 유효표로 인정하기 때문에 '기호 4번'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들의 기호가 1번 정세균, 2번 김두관, 3번 손학규, 4번 문재인 순인데, 상대적으로 앞 번호의 후보들은 투표자가 중간에 전화를 끊을 가능성이 높아 무효표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 경선의 투표율이 55.33%로 다른 전당대회에 비해 유독 낮은 것 또한 무효표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날 제주 경선 투표율은 사상 최대인 3만2984명이 참여해 경선 참여 열기가 높았지만 실제 집계된 투표율은 55.33%로 올해 두 차례 열렸던 전당대회보다 현저히 낮았다. 또 선관위는 이날 유효투표만 발표하고 무효표는 발표하지 않았다.

더욱이 모바일 투표가 도입된 지난 1월과 6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 때에는 기호순이 아니라 후보 이름을 무작위로 호명한 것으로 알려져 각 캠프에서 사전에도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경선 전날에도 모바일 투표 결과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이같은 방식으로 참관인들이 시연까지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승남 선관위 간사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네 후보의 이름을 모두 듣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공지가 흘러나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왜 이번에는 랜덤 방식을 택하지 않았는지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만약 이의제기가 들어온다면 선관위 회의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추후 경선에서는 방식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수정 가능성은 언급했다.

한편 전날 제주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첫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만2023표를 얻어득표율 59.8%로 1위를 기록했다.

4170표로 20 .7%를 얻은 2위 손학규 후보와는 7853표 차이며, 3위 김두관 후보는 2944표(14.65%), 4위 정세균 후보는 965표(4.8%)를 각각 얻었다.

제주 경선 선거인단은 총 3만6329명이었으며 그 중에 2만102명이 투표를 해 투표율 55.3%를 기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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