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선출이 가시화되면서 문 후보와 장외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16일까지 단일화 방식은 물론 절차 등 그 어느 것도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

현재 단일화 방안으로는 ‘담판론’과 ‘경선론’, ‘중재론’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역시 관전자들의 생각일 뿐이다.

담판론은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이 선호하는 방안이다.

만일 경선을 실시했다가 문 후보가 패배할 경우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선에 이어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원탁회의’ 등 범야권 진영에서도 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양측 간 신경전이 치열해질 경우 권력을 향한 이전투구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와 비공개 대화를 통해 단일화를 이뤄낸 방식으로 사실상 안 원장의 양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담판을 통해 한 쪽이 양보하는 것이 제일 아름답고 감동 있는 단일화의 모습이고, 그것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담판론’을 주장했다.

조 교수는 ‘경선론’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이 단일화를 할 경우 양측이 모여 여론조사를 몇%로 할 것이냐, 국민참여(경선)를 몇%로 할 것이냐를 따지는 것을 상상하지만, 그런 단일화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측이 단일화 방식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며 다투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하지만 안 원장이 순순히 문 후보에게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안 원장이 경선 실시를 강력 주장할 경우, 민주당이 거부할 명분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따라서 ‘담판론’ 보다는 ‘경선론’ 쪽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경선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선 방식으로는 여론조사 방식과 모바일 투표 방식이 있는데, 모바일 방식은 민주당 조직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문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선거인단 참여도가 높지 않을 경우 조직 동원력을 갖춘 민주당 후보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이미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속출되었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를 고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여론조사 방식이 안 원장에게 유리한 상황도 아니다. 그동안 안 원장이 문 후보를 앞섰으나, 경선과정에서 문 후보가 연승을 하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도 안 원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즉 여론조사 경선에서도 유권자 전체로 조사 대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야권 지지층만으로 조사 대상으로 제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은 여론조사 때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제외하자는 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문 후보는 ‘전 국민 대상’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고, 이런 과정을 거쳐 후보단일화가 이루어 진다고 해도 그 효과는 크게 반감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바로 ‘중재론’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주당 지지층과 시민사회세력, 중도층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을 구성해 이들이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방적으로 문 후보가 유리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안 원장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문 후보와 안 원장이 후보단일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딘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 원장이 독자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과 여야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고 그냥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