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대위원장 누가 될까?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1-08 1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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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 간 이해관계 얽혀 오리무중

[시민일보] 9일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복잡한 당내사정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금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부터 혁신으로 갈 것인지, 전당대회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평가하는 정도로 그치는 체제로 갈 것인지 부터 경선인지 합의추대인지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대선 패배 이후 국민 속에서 거듭나야한다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친노 등 주류와 비주류 간 이해관계가 달라 쉽사리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되더라도 강한 리더십 보다는 계파 간 힘겨루기를 재확인하는 결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혁신형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주류 측과 관리형을 주장하는 비주류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연해 비대위 성격과 관련, “새롭게 지도부를 출범시킬 수 있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라고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형이 아닌 관리형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진 만큼, 48% 이상의 지지자들에 대한 아픔 등을 치유하기 위해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고, 가혹하리만큼 자기 평가, 혁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위기 때마다 유용하게 활용됐던 외부인사 카드는 일찌감치 접힌 상태다.

현재 이석현(5선), 박병석(5선), 원혜영(4선), 이낙연 (3선), 박영선(3선) 의원과 원외의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지만 그 중 유력 후보는 구 민주계 중심의 전직의원 80여명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고문과 486 소장파가 밀고 있는 박 의원이다.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계파색이 옅은 박병석 국회부의장, 원혜영·이낙연 의원 등을 전당대회 준비에 주력하는 이른바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세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헌정포럼은 앞서 성명을 통해 “비대위원장은 계파를 초월해서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의 인물이 추대돼야 한다”며 “정대철 상임고문이 당을 추스르는데 여러 가지 경륜이 있기 때문에 나을 것”이라며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바 있다.


반면 486 의원을 중심으로 한 초재선 의원들은 박영선 의원 추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8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영선 의원이 혁신의 메시지고 최선의 카드”라며ㅁ 지지의사를 천명했다.


실제 486 의원 10여 명은 지난 6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박영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경선이 치러지더라도 박 의원을 지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정 고문과 박 의원은 주변의 비대위원장 출마 요구에 대해 “만약 정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정고문), “소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피하지 않겠다”(박의원)라는 말로 출마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민주당 비대위원장 선출은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이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비주류 측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중진들은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가 바람직하며, 3월 말, 4월 초 사이의 전당대회 개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전직 원내대표단 오찬 모임에서는 대선 패배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사람으로 가야한다는 합의도 도출됐는데 이 대목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번 대선을 지휘한 박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게 사실이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알려진 전북도내 초재선 의원들도 “대선패배 연대 책임론은 책임회피“라며 이에 가세했다.


이춘석 전북도당 위원장은 “민주당이 쇄신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한데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밥그릇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며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은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 하지 않는 게 옳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이인영 의원은 앞서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는 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분 말고는 없다”면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지만 박영선 의원은 최선을 다 했고, 도의적 책임을 질 순 있겠지만 정치적 과오를 범한 것은 아니다”고 옹호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일방적 사퇴로 몰고 갔거나 협상 자체를 결렬시키려고 했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비유컨대 황산벌 전투를 벌일 사람은 계백장군 밖에 없었고 지금은 계백장군을 내세워서 황산벌 전투를 벌이는 심정으로 최선의 장수를 내세워서 향후 3개월을 혁신하고 당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주류의 대표 격인 김한길 의원은 6일, 18대 총선 당시 썼던 '불출마 선언문'의 일부를 자신의 블로그에 인용하면서 “2007년 말 치른 17대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으나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18대 총선에 불출마했다”며 “우리 당에서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면, 총선에서 승리가 담보된 사람이 내려놓아야 책임지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는 설명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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