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5일 "정부조직개편과 인사에 대한 대통령 당선인의 구상은 최대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2월 임시국회는 새 시대 정신에 맞춰 국민의 부름을 받은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을 뒷받침해야 할 책무가 있다. 야당의 대승적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가 일을 잘 하기 위해 체제를 정비하고 진용을 갖출 수 있도록 국회가 뒷받침해야 한다"며 "사전에 지나친 비판과 무조건 견제를 하기 보다는 사후에 잘잘못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해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새 정부라고 해서 무조건 봐주고 넘어갈 수 없다. 꼼꼼히 따지고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공직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이 청문회의 목표가 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변해야 온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정치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포기, 상생 정치, 대국민 소통 강화 등을 언급하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의 적용, 영리목적의 겸직 금지, 의원연금제도 폐지, 국회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 윤리위 권한 강화,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등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결위 상임위화, 지방재정 개혁, 공공부문 재정 건전화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자"며 "대정부 질문제도 개선과 국감을 폐지하고 상시국회로 바꾸는 근본적 개혁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을 향해 "민주주의는 힘의 대결이 아니라 주고받는 협상의 정치"라며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여야가 함께 국정을 책임 있게 논의하는 '열린 정치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여당의 원내대표 연설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해결을 위한 구체적 해법은 없고 문제점 나열만 있었다"며 "해법이 없는 ‘국민행복시대’는 공허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이한구 원내대표의 연설은 박근혜 새 정부의 메시지 대독 수준"이라며 "2월 국회와 관련해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정부조직 개편과 인사청문회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정부조직개편 과정에 충분한 여론수렴도, 협의도 없어 현 정부와 새 정부의 갈등마저 일어나고 있음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그는 "도덕성, 국가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탓해야지, 그리고 그러한 사람을 추천하지 못하는 검증 시스템을 탓해야지, 제도를 탓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이 원내대표의 국정감사 폐지 언급에 대해 "국정감사를 폐지하고 상시국회를 하자는 것은 4선 국회의원이자 여당의 원내대표가 맞는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며 "국정감사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국회의 행정부 견제기능을 무시하고 행정부에 예속시키자는 것으로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협상의 정치를 하자'는 제안에 해서는 "그동안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고 협상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새누리당이었다"며 "지금까지 그 어떤 협상의 노력도 없이, 또 다시 야당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마무리 한다는 것은 야당과 국민을 힘빠지게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새 정부의 출범을 위해 민주당은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