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런식은 곤란해” 맞대응

[시민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에 대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그동안 야당의 요구를 많이 받아들였다. 그 결과 많은 부분에서 원안이 수정되고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만 남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것을 뺀 미래부는 껍데기만 남은 것이고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야당 측에 정부 조직개편안 관련 청와대 면담과 국회에서의 조속한 처리 협조를 거듭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정치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부디 (야당이) 조금 더 전향적인 방법으로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 면담 요청에 응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마련한 개편안은 오랜 고심과 세심한 검토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하고 우리 경제가 성장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이것을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의 삶을 더 좋게 하려는 목적 외에는 어떠한 정치적 사심도 없다”면서 “이미 수많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서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박 대통령은 “(야당이) 과거의 생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문제를) 정치적 논쟁으로만 묶어놓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논쟁만 하다가는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지게 된다는 저의 호소를 받아들여 하루빨리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도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으로 인한 국정 우려에 대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박대통령께서 담화문을 통해 밝혔는데 국가와 국민 위한 충정에 진심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조직개편문제는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결정될 사안인데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고 여당조차 무시하고 있다. 3권 분립은 민주주의 원칙인데 이 원칙에서 벗어났다. 대통령 촉구담화를 통해 일방적으로 압박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라고 강력반발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 8일 지났다. 아직까지 정부조직개편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야당 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비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의 비판의 강도는 보다 강했다.

그는 “문제는 입법부를 시녀화 하려는 시도”라며 “과거 MB정부 때도 그랬지만 악순환 부패정치 또 하자는 것이냐”고 쏘아 붙였다.

이어 그는 박 대통령의 원안고수 주장에 대해 여우와 두루미 이솝우화를 들어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두루미에게 접시에 담긴 스프를 먹으라고 내놓는 경우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야 대표회동에 불응한 것에 대해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고 아젠다를 놓고 협의할 때 언제든 대통령 만남 응할 수 있다. 아직은 대화와 타협 응할 의지 있다”면서도 “도울 일은 최대한 돕겠다고 했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