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조직법 갈등 ‘산 넘어 산’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3-07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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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주당 제시조건 문제 있다”
민주당 “일주일 내 타협점 나올 것”
[시민일보]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심각하다.

7일 방송의 공정성 문제가 정부조직법 개정의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고, 이에 여야가 여러 가지 안을 내놨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민주통합당이 또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으나, 여당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날카롭게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입장= 조해진 의원은 전날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조 의원은 “MBC 사장을 퇴출시키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편 협상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해왔던 ‘방송의 독립성 보장해라, 정치의 중립성 보장해라, 정치권 관여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여당이 나서서 공영방송 사장을 내쫓아라’ 하는 요구를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김재철 사장 검찰 수사 문제에 대해 “작년에 검찰에 고발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수사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다는 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다시 수사를 재기하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조 의원은 ‘공영방송의 이사를 추천할 때 재적인원 2/3 찬성의결로 임명요건을 강화한다’는 조건에 대해 “공영방송사 사장과 임원진의 정치적 중립, 그걸 노조의 정치적 중립과 같이 진행을 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같이 의논하고 또 경우에 따라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는데, 여기에서는 또 다시 경영진의 정치적 중립 문제만 다루었기 때문에 이것도 아닌 것 같다”며 “만약에 이 안을 저희가 백보 가정해서 받는다고 그럴 때 민주당이 이야기한 것처럼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 줄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야당이 제기한 조건을 설령 받는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의 약속대로 원안대로 처리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조 의원은 “지금까지 원안을 가지고 여야 협상을 벌인 결과 민주당 요구가 상당히 받아들여서 수정이 돼 왔다. 방통위를 일반행정기관에서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 그대로 유지하는 것, 방통위의 법령 제·개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것, 또 방송광고도 방통위에 남겨두는 것, 또 방송발전기금도 절반 정도는 방통위가 계속 쓰도록 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민주당 안이 관철 수정돼 왔는데, 이것들을 원인 무효로 하고 정부여당이 제출한 원안대로 받는다는 타협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이런 상황 타개책에 대해 “우리 당의 지도부나 협상팀이 청와대와 계속 조율을 할 거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처럼, 야당의 지도부나 협상팀도 야당 내부에 강경파라고 보도가 되는 그런 분들의 강한 주장이 미래창조과학부의 골격을 본질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지나친 요구에 대해 야당 지도부가 설득해야 된다”며 “마지막 남은 이 타결점 하나 끝까지 합의를 못 봐서 식물정부 상태, 국정 공백 상태가 계속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입장=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민주당 수정제안에 대해 “어제는 여당이 거부의사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안에 대해서 여당이 충분히 검토를 해서 어떤 타협점이 일주일 내로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안 의원은 “대통령께서 여야 국회로 이 문제를 넘겨서 삼권분립의 정신을 존중만 해주시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충분히 풀 수 있고, 실질적으로 9부능선까지 넘어왔다”며 “이미 여야 간에 99%까지 합의가 되고 성명만 남겨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해 “대통령께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이 판이 그냥 엎어져버린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협상결렬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내 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민주당 당내에서 이 문제를 푸는 방식에 있어서는 주류와 비주류의 시각차이가 없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돌아갈 곳이 없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수정안을 받으면 여태까지 주장했던 것을 다 철회한다, 그런데 그 수정안을 안 받으면, 여태까지 제안했던 것, 즉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했던 입장을 다시 꺼내놓을 건지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지적에 “국회라는 것이 벼랑 끝에 서서 결국에는 여야가 타협하는 그러한 경험이 있다”며 “그래서 얼마든지 일주일 내에 우리가 던진 것에 대해서 여당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나갈 거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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