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노원병 대첩 오리무중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3-17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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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3명 후보 접수 마감…민주당-정의당, 안 후보에 견제구
[시민일보] 안철수 예비후보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2일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마쳤고, 이튿날 오전에는 노원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등록을 마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상계동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오전 노원구청 앞 계단에서 안 후보는 "노원 구민 여러분, 상계동 주민 여러분, 잘 부탁드린다. 새로 이사 온 안철수다"라고 첫 인사를 한 뒤 "낯설고 새로운 길이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이 될 때까지 골목골목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1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구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창조를 위에서 하거나 신성장동력식으로 아이템을 정해버리면 그 자체가 요즘 맞는 접근방법이 아니고 융합도 잘 안 된다"며 "자연스럽게 싹트도록 토양을 만들어주는 접근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15일에는 무소속 후보로서 애환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조직이 없는 어려움을 매순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미국 체류기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팔로알토 지역의 부촌에서 호화생활을 했다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다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16일에는 상경중학교 체육관 내 배드민턴장과 상계근린공원, 마들역, 노원역, 노원정보도서관 앞마당 돌멩이국 끓이기 행사 현장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맞서 새누리당은 지난 16일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서울 노원병에는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과 이성복 예비역 육군중령, 주준희 전 18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외협력특보 등 3명이 신청했다.

부산 영도에는 김무성 전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단독 신청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예비후보들이 안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하지만 허 위원장에 비하면 다른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관측이어서 새누리당이 안 후보에게 필적할만한 외부인사나 당내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반면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아직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조차 매듭짓지 못한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민주당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간간이 흘러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 소속인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지난 12일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초청 강연회에서 "결점을 공개하지 않아 완벽한 인간으로 주접을 떨다가 '노원병'의 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 '노원병신'"이라며 "그가 노회찬의 심정을 한쪽이라도 이해를 해봤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정 전 의원은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한때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14일 '팟캐스트 윤여준'에서 "(노원병을)충분히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정치 도의상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명하고 설명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작년 대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는 결단력이 생겼고 현실정치를 알게 된 것 같지만 감성적인 언어로 추상성이 높은 모호한 말을 하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며 "국민은 확실하지 않은 생각이나 애매한 태도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한길 의원도 같은 날 간담회에서 안 후보를 향해 "자신이 생각하는 새 정치와 정치혁신을 혼자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민주당은 의석 127석을 가진 실존하는 제1야당이고 안철수 교수가 껴안은 고민과 민주당의 고민에는 상당부분 교집합이 있다"며 "고민을 공유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안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반해 진보정의당의 반발이 상대적으로 거센 편이다.

진보정의당 후보로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김지선 후보은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겨냥, "그분이 여기 출마하시는 것은 그분의 권리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은 진보정당이 15년 가까이 어렵게 의석을 일군 곳"이라며 "새 정치를 하신다는 분이고 많은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 분이라면 나오시더라도 충분히 협의나 논의가 우선돼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비교적 안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13일 노원병 지역 주민 832명을 대상으로 지지후보를 물은 결과 안 후보는 42.8%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후보가 31.2%로 2위, 민주당 후보가 11.8%로 3위, 진보정의당 후보가 4.8%로 4위, 통합진보당 후보가 1.9%로 5위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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