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정부 개입으로 시장ㆍ금융 관리해야"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3-03-24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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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정부가 적절한 개입으로 시장과 금융을 관리하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총리는 최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신자유주의는 미국 경제를 거덜 내고 세계 경제를 파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신자유주의는 이제 영원히 끝났다. 공산주의 이론이 허황된 유토피아론인 것처럼 신자유주의 이론도 잘못된 유토피아론"이라며 "신자유주의를 장기간 실천해 온 미국 경제가 망가졌다. 이제는 신자유주의가 재등장하지 못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인 민영화에 대해서는 "민영화가 국영, 공영보다 나으니 전부 민영화해야 한다는 건 곤란하다. 민영화해도 조직이란 건 커지면 관료화된다"고 지적했다.

성장과 복지의 양립 문제에 대해 그는 "복지를 하면 성장이 안 된다거나 성장만 강조하면 복지가 안 된다는 보수·진보의 논쟁은 다들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저성장시대에 돌입했다는 거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아무리 성장해도 고용이 적게 발생해 복지를 증대하기 힘들어졌다. 따라서 성장방식 자체를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노동을 많이 창출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중소기업 살리기가 중요하다"며 "아무리 작은 업체라도 열 사람에게 월급 주는 건 어마어마한 것이다. 국가가 그런 걸 장려해야 경제가 된다"고 부연했다.

또 '한국은행에 감독권을 줘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는 "주는 게 좋다. 한국은행 사람들은 원래 관료가 아니다. 그러니 감독권을 줘도 큰 잘못은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메가뱅크'를 만들자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그런 주장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를 망친 길"이라며 "도박을 하듯 금융상품을 팔아 이익을 내는 투자은행으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 우리나라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피해가 작았던 건 금융의 발달이 낮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역설이지만 금융은 저발달이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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