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선거판 술렁… '김무성 대항마' 문재인 등장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3-27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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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文, 김비오 후보 지원으로 정치 재개
김무성 당선 땐 與 권력개편 신호탄… 새누리 낙승 전망
문, 대선패배 후유증 벗어날 기회… 선대위장 가능성도
[시민일보]4·24재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전 의원이 출마한 부산 영도구 역시 그 못지않은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의원과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실제 대선 패배 후 몸을 낮춰온 문재인 의원이 4·24재보선을 앞두고 정계 일선에 본격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보선 선거전략을 담당하는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27일 오전 영등포중앙당사에서 취재진에게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지원 방침을 설명하며 "전체 국회의원 127명을 반으로 나눠 선대위를 구성해 지원할 예정인데 그런 과정에서 영도 출신 문재인 후보나 청양 출신 이해찬 총리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논의되지 않겠냐"며 운을 띄웠다.

박기춘 원내대표 역시 문재인 의원의 재등장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의원의 부산 영도 선거 지원과 관련, “민주당의 당원이 민주당의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문 의원께서도 거기에 대해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 의원이)적극적으로 나설 때 상대당 후보가 누구라도 만만치 않은 선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다 알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문 의원 지원유세의 파괴력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문 의원은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비오 지역위원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데다가 모친이 현재 영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지원이 김무성 전 의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문 의원이 아예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 의원의 부산 영도 재선거 지원방식은 '수원 손학규 모델'로 정해야 한다. 손학규 전 대표가 2009년 경기 수원갑 재선거에 출마한 이찬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 당선시킨 사례처럼 문 의원이 김비오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그를 당선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만약 김비오 후보가 문 의원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면, 비록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문의원은 ‘안풍’을 약화시키는 확실한 ‘안철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며 “결국 ‘안철수 신당’ 창당을 견제하는 카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재인 후보로서는 이번 재보선이 대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본격적인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김무성 전의원이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대선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김 전 의원의 정치적 중량감과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되는 PK 지역에서의 출마를 고려할 때 그의 낙승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김 전 의원이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복귀할 경우, 여권 내부의 권력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권 내부에서 지도부를 향한 정치력 부재 등에 대한 불만이 김 전 의원의 원내 복귀와 맞물리며 또 다른 세력으로 결집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이정현 김진선 전 최고위원의 자리가 공석이라는 점도 김 전 의원의 당선과 함께 현 지도부 교체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문재인 의원이 사실상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면, 승자의 앞길은 보장되지만 패자는 한동안 정치권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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