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동지 신기남-천정배, 민주당 쇄신 '미묘한 시각차'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4-07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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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 "나름대로 선전했던 대선...진보진영 통합의 큰 틀 짜야"
千 "계파주의가 패배요인...포용정당 만들기 사활 걸어야"
[시민일보] 노무현 정부 출범직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민주통합당 신기남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이 7일 민주당의 쇄신방향과 향후 진로에 대해 조언했으나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신기남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의 패배에 대해 “나름대로 선전 한 것”이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천 전 의원은 “위기”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신 의원은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진보진영 통합”을 제시했으나, 천 전 의원은 “내부 포용”을 강조했다.

먼저 신기남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해 “지난 대선이 질수 없는 선거였는데 내부의 문제점과 전력부재로 지고 말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진보세력이 질수 없는 구도를 짠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이 때문에 모든 책임을 민주당과 후보에게만 돌리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 이번 대선은 나름 선전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천정배 전 의원은 "이번에도 쇄신을 이루지 못하면 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며 "민주당을 포용정당으로 만드는 일은 그야말로 사활적인 쇄신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날 '진보의 파산'이라는 신진보리포트 서문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민주당의 패배를 넘어선 진보세력 전체의 패배"라며 "진보세력 전체가 똘똘 뭉쳐 임했으나 힘이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신 의원은 이번 대선은 최초로 진보와 보수가 1 대 1로 맞붙은 일대 대회전이었다며 결국 연령대결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선거는 편싸움”이라고 정의하며 편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신 의원은 "편은 대체로 둘로 나눠 줄다리기 게임처럼 벌어진다.
편은 출신지역, 연령, 계층, 사상 등의 기준으로 갈린다"며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지지율 자체보다는 오히려 투표율에 더 비중이 있다. 어느 편이 자기 지지자들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대선은 지역도 지역이지만 특히 연령별 득표율에서 선명한 대척점을 과시하고 있다"며 "20대, 30대, 40대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반면 50대, 60대 이상에서 새누리당이 더 큰 압승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령별 득표 차이가 50세를 구분점으로 해서 이렇게 판이하게 나타난 선거는 없었다. 민주당은 결국 연령대결에서 졌다"며 "2040이 결집을 해줘도 5060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가고 더 많이 지지해줬기 때문에 3.6%의 승리가 새누리당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신 의원은 "민주당은 원래 당세와 지지기반에서 새누리당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지만 매번 죽을힘을 다 짜내서 가까스로 전열을 정비하곤 했다"며 "지난해 그 와중에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통합으로 단일후보를 이룬 것은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힘으로 1 대 1 대결구도에서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라며 "내부의 결함을 지적하고 과감히 수술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틀렸다고 몰아새우는 자학이나 적대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민주당은 자학의 늪에 빠져 우왕좌왕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고 48%, 1469만표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로 새출발을 해야 한다.
민주당의 노력은 내부의 혁신에만 마무리하지 않고 진보진영 통합의 큰 틀을 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 전 의원은 이날 '민주당 부활의 길'에서 "나는 국회의원 16년 동안 포용의 정치를 적극 실천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여야 사이에도 서로를 인정하고 포용하며 상생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민주당 내에서 어떻게 하나의 정파가 자기들만 옳다고 고집하며 반대파를 솎아내려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민주당에서는 당내 반대파를 무슨 원수 보듯이 하는 편협한 계파주의가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당내 정파의 자기 확신이 지나쳐 당내 반대파를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풍토가 커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로 말미암아 두번의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주요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계파패권주의는 크게 잘못된 일이고 시급한 쇄신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경쟁하더라도 상대당과 경쟁할 때는 일치단결해 대응하고 당직 배분이나 공직후보공천에도 비주류를 상당 부분 배려하는 것이 민주당의 전통이었다"며 "계파주의가 과도하게 된 데에는 내 책임도 크며 당원과 국민들께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제 민주당 안에서부터 포용의 정치를 해야 한다. 내부에서 치열하게 겨루더라도 동지애를 바탕으로 삼아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편협한 계파패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가 되고자 경선에 나서는 후보들이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전당대회 과정과 이후의 당 운영에서 어떻게 서로를 포용할 것인지 진지하게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합의해 강력히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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