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敗 책임·계파정치·反金연대 타령… 민주당 휘청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4-09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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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前새천년민주당 대표 "안철수 신당창당과 상관 없이 재보선 때 호남서 黨 분열 될 것, 全大서 거듭 안 나면 존립위기"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 "노원병 무공천 결정도 불구 安이 눈길 안줘 자존심 상처 대선敗 반성 모습도 안보여"
양승조 의원 "黨의 큰 문제는 계파정치 몰두, 김한길 VS 反김한길 구도 보단 당 혁신·변화시킬 후보 필요"
黨 대선평가위 "지난 총선·대선때 진 이유는 한명숙·이해찬·박지원 때문 486세력도 상당한 책임 있다"
[시민일보] 4.24 재보궐선거와 5.4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통합당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밖에서는 물론 당내에서도 민주당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이른바 ‘리틀 DJ’라고 불리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9일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과 상관없이 지방선거 때 호남에서 분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도 같은 날 “민주당은 안철수 피로감에 자존심까지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김한길 대 반김한길 대결구도로 흐르는 대표경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특히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와 관련해 친노ㆍ486 주류 책임론을 강도 높게 제기하는 내용의 대선평가보고서를 이날 발표함에 따라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화갑=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이날 PBC <열린세상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과 상관없이 민주당 분열될 것”이라며 오는 지방선거에서의 호남민심을 전망했다.

한 전 대표는 4.24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정치적 입지 위축에 대해 “이번 재보선 결과는 선거 안 끝났어도 어떻게 되리라고 예측은 가능하다. 민주당은 한 군데서도 승리 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거듭나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존립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의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해야 되고, 당내 민주화를 통해 모든 공천권을 지역 당원들한테 돌려 줘야 한다. 공천을 중앙당에서 좌지우지 하는 것을 없애야 하고, 마지막으로 정당 운영에 있어서 투명성을 보장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퇴색된 지도자 상이다. 행동의 일관성이 결여됐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의지와 결단력인데 그런 면에서 명확하지 않다. 옛날의 안철수는 아니다”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또 안 후보가 전날 ‘신당 창당과 민주당 입당, 무소속 가능성 모두 열려 있다’며 애매모호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정치적인 표현"이라며 "모든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려는 의도인데 결국 그것이 모든 사람이 나를 반대하게 만드는 결과도 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가 노원병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지난해 대통령 선거전의 안철수 씨의 영향력이랄까 정치적인 위상, 이것을 지금도 결부시키는 것 같은데, 적어도 국회의원 임기가 3년 남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전 대표는 박지원 의원이 전날 ‘민주당이 이제는 안철수 해바라기는 관둬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민주당은 민주당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해야지, 누구한테 의지하고 누구를 상정해서 거기 기대려는 이런 자세가 오늘의 민주당을 만든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그는 또 5.4 전대를 앞두고 김한길 대 반김연대 구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의 현 주소는 과거 분당했을 때 노무현 당이 됐던 그 사람들의 과오가 지금까지 연결된 것”이라며 “당이야 흥하든 망하든 내가 주도권 잡고 보자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숙현=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는 같은 방송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전날 신당창당, 민주당 입당, 무소속 잔류 문제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안철수 캠프 측은 라디오 인터뷰 다음에 기자들에게 ‘진행자의 가정에 대한 원론적인 응답이었다, 특정 정당 입당을 시사한 바도 없고, 현재 고려치도 않고 있다’라면서 진화에 나섰다"고 전하면서 "이 때문에 오히려 신당창당 쪽에 무게를 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후보가 선거 이후 계획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것과 관련, “안 후보는 90%이상, 100% 수준으로 어떤 일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미리 말을 하거나 행동에 옮기지 않는 스타일이란 지적이 있었는데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거다. 지금도 그런 과정에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특히 지금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보궐 선거를 치루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전날 ‘아직도 안철수 후보의 발언이 모호하다.
안철수 해바라기는 그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민주당 지지도는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25% 밖에 안 나온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에 반성하는 모습이나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실망감”이라며 “일종의 자강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의식한 발언”이라며 “민주당에서 맨 날 안철수 얘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을 테고, 노원병에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택했는데도 안 후보가 눈길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안철수 발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신당창당이든 어떤 형태가 됐든 안철수 후보 중심으로 정계 개편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내년에 지방 선거가 있기는 하지만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아직 총선이 3년이나 남은데다가 5월 전당대회 결과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계개편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 얘기하기에는 지금 이르다”고 말했다.
◇양승조=민주당 전대를 앞두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현재 민주당의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계파정치에 몰두돼있다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국민 생활과는 무관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현안인 계파정치를 타파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뛰어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날 안철수 후보가 신당 창당과 민주당 입당, 무소속 유지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환영”이라며 “그동안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지 않았느냐. 그런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안철수 교수의 견해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이 “더 이상 민주당이 안철수 후보를 쳐다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안철수 후보도 소중한 자산”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당 대표 경선이 당초 예상대로 김한길 후보 대 반 김한길 후보의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특정인과 반 특정인 연대의 구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류냐 비주류냐 식의 계파측면보다는 진정으로 당을 혁신하고 변화시킬 후보자가 누구냐는 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용섭, 강기정, 신계륜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 문제는 특정 후보의 대세론이 확대된다면 자연스럽게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충남 부여.청양 등 재보선 판세가 민주당 열세라는 분석에 대해 “선전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나름대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대선평가위=9일 발표한 민주당 대선 평가위 보고서에는 친노 주류 세력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 등이 담겨있다.

대선평가위는 보고서에서 한명숙 이해찬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총선과 대선을 책임진 당시 지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내 주류 측 일부 의원들은 "부실 조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치열한 갈등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평가위 김재홍 간사는 “그간 쟁점 사안에 대해 당내 의원과 외부 위원간 의견 차이로 진통을 겪다가 어제(7일) 마라톤 회의를 갖고 쟁점 사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다는 선에서 보고서 작성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며 "350여쪽의 보고서는 크게 패인 분석과 책임 소재 규명, 민주당이 나아갈 길 등 세 가지로 나눠져 있다"고 밝혔다.

대선평가위는 보고서에서 패인 분석과 관련, 문재인 후보에 대해 대선 선거 직전 의원직 사퇴 등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당내 의원들의 화합을 이끌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6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이박 담합’이라고 불리는 '이해찬 당대표ㆍ박지원 원내대표'의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또 보고서에는 국회의원, 당직자, 보좌관 등 당내 인사 63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명숙 전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순으로 총선ㆍ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당내 486세력에 대해서도 선거 패배에 대한 상당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보고서에는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의 총선평가보고서가 당내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묵살된 데 대해 당시 문성근 대표권한대행에게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향후 5ㆍ4 전당대회에서도 비주류측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 측의 반김한길 연대가 이를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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