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위 "문재인 탓에 敗"… 민주당 '발칵'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4-10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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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의원 "한상진등 자신들이 짜놓은 틀에 맞춰 평가보고서 밀실서 음모적 작업 진행"
문병호의원 "'특정계파 없다, 공동책임' 언술 뒤로 숨어 책임질 사람 명예롭게 책임져야 할 기회"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 평가보고서가 주류-비주류 간 갈등 국면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대선평가위가 대선패배 원인으로 '문재인 대선후보'의 리더십 부재와 한계 등을 지목하고 나선데 대해 주류 측 인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평가위보고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특히 일부 친노인사들은 평가위가 보고서에서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 등 친노지도부 실명을 거론하며 대선패배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탈당을 선언하는 등 끓는 감정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반면 비주류 측은 재차 주류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의원직 사퇴 등을 압박했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10일 성명서를 통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이 ‘특정 계파는 없다’ ‘모두가 공동책임이다’라는 언술 뒤로 숨었다”며 “명예롭게 책임질 마지막 기회”라고 퇴진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선평가위가 전날 대선패배 원인으로 전략부재, 계파정치, 방만한 선대위, 정당의 취약함 그리고 문재인 후보의 리더십 부재와 한계를 그 원인으로 꼽으면서, 특히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변수는 문재인 후보’라고 적시한 것에 대해 “황당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평가를) 한상진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사적인 감정,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굉장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평가로 일관했다”며 “이건 평가가 아니고, 한상진 교수를 비롯한 일부 평가위원들 주장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정략적인 의도라는 게 무엇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정확한 대선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우리가 무엇을 극복해야 되고,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되는가, 이런 것들을 민주당에 조언으로 주는 거다.
그러나 굉장히 편파적인 시각, 이미 한상진 교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이번 평가에 대한 틀을 만들어놓고 내부에서 전체위원들에게 자료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이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 큰 문제”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다른 의견은 일체 여기에 수용되지도 않았고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 한상진 위원장이 선임됐을 때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일단은 지난번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대선평가위 간사도 지난번 총선에서 (민주당)공천에 탈락했다"며 "그런 것에 대한 사적감정들이 많이 작용하는 것들이 우려가 됐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시 상황실장으로서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을 가지고 해명하고 설명을 드렸는데,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그런 이야기들을 왜 안 받아들이는지에 굉장히 의문도 많았고, 사실은 화도 많이 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객관적인 사실, 자료들이 있으니까 그걸 근거로 해서 평가보고서가 제대로 나올지 알았는데, 역시 자신들이 짜놓은 틀에 맞춰서 이렇게 했다”며 “그것은 어떤 의도적인 것이라고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홍 의원은 문재인 후보의 개인의 역량 문제와 유약한 리더십 등 문 후보의 정치적 역량의 한계가 대선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당내에 복잡한 상황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막바지에 우리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안철수 후보한테 양보해야 된다면서 농성까지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후보는 대선승리를 위해서 ‘꼭 내가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대선 승리를 할 수 있다면 자기가 어떠한 희생과 양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으나, 100만 당원과 국민이 자기를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선출했는데 그렇게 가볍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그럼에도 오히려 같은 당 내에서 100만명이 참여한 국민경선을 통해서 선출된 후보에게 무조건 양보하라고 농성까지 한 상황이었다.
그런 것들이 대선 당시에는 말도 못했지만 후보의 리더십을 세우기에는 참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안철수 후보가 입당을 전제로 양보를 요구했는데, 문 후보가 통 큰 양보를 못하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당시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을 구태정치세력으로 규정하면서 국민들에게 ‘새 정치를 하겠다’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을 노출했었다.
그런데 만약 물밑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그런 식의 제안을 했다면 그건 국민을 속인 거고 굉장히 이중플레이한 거다. 그런 사실이 없었고, 그것을 저희들이 수차례에 걸쳐서 확인을 했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어떠한 양보의 정신도 없었다고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평가 보고서가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것을 근거로 해서 ‘문후보가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리더십의 문제까지 연결시킨다는 것은 정말 폐해고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홍 의원은 당시 안철수 후보가 자신을 ‘미래 대통령은 안철수’라고 표현해 달라고 요구했었다는 자신의 최근 발언에 대해 “명확한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단일화과정에서 양측이 이야기했었던 것들이 어느 한 부분을 떼서 이야기해서는 옳지 않다”며 “지금 문제는 대선 패배에 대해 민주당이 반성과 성찰, 이런 것을 통해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인사인 배우 명계남씨가 강력반발하며 탈당선언한 것과 관련, 홍 의원은 “명계남 씨나 문성근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대선 때 민주당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데도 트럭 하나 빌려서 전국 방방곡곡 다니면서 선거 운동을 했다.
그런 분들이 어떻게 보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분들”이라며 “지금 상황에 대해서 도저히 대선평가위 보고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탈당까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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