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안착' 안철수, 신당 시동?… 정치지형 바뀔 듯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4-25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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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계파전쟁 중인 민주당 4.24 재보선 전패… 지지자들 安發 야권정계 개편 주목
새누리, 김무성-이완구 거물 복귀로 당내 지각변동 불가피… '親朴 대세론' 굳힐 듯

[시민일보] 4.24 재보궐선거가 끝나자 정치권 관심이 국회의원 안철수의 행보로 급속히 쏠리는 분위기다.
안철수 신당창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 ‘전패’의 수모를 당한 민주통합당은 5.4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이 변화하지 못할 경우, 이탈자들이 속출할 것이란 위기감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김무성 이완구 의원 등 거물급 의원들이 부활한 새누리당도 당내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굴욕= 민주당이 제1야당의 면모를 잃고 야권의 큰 형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나오면서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공천조차 하지 못했고,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에서도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등 거물급 후보에 맞서 민주당은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뿐만 아니라 후보를 낸 2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그동안 정권의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정권심판론'을 호소하면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던 과거 선거분위기와는 판이한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법선거 때문에 치러진데다가, 최근 박근혜정부의 잇단 장·차관 낙마사태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면서 야권이 더욱 수세에 몰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야당에게 유리한 선거에서 야당의 맏형 격인 민주당이 전패라는 굴욕을 당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지도부를 선출하는 '5·4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주류와 비주류가 계파갈등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놓고도 치열한 계파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객관적으로 어려운 지역과 조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을 향한 차갑고 무거운 민심의 밑바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 보내준 국민 여러분의 비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5·4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 쇄신의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던 야당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새정치를 표방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시선을 돌렸고, 이제는 안철수발(發) 야권정계 개편에 주목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다만 5.4 전대에서 비주류인 김한길 의원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에는 그 이탈자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주류가 승리하면, 비주류 쪽에서 당을 나갈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 일반적으로 의원들이 탈당을 할 때는 자신들이 죽게 됐을 때 나가는 것이지 명분 때문에 나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당 파괴력= 안철수 후보의 승리로 신당창당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그 파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일대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과 신당의 위력은 극히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 입당, 신당 창당, 무소속 유지 등 3가지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신당을 창당한다면 10월 재보선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안철수 전 대선후보 캠프 국정자문위원실 부실장을 역임한 이상갑 변호사는 이날 오전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과의 인터뷰에서 " 정당을 창당하는 문제가 정치지도자 한 사람이 결심하고 선언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많은 분들의 공감과 참여가 이뤄져야 할 문제"라면서도 "민주당은 리모델링 수준이 아니라 싹 헐고 다시 짓는 재건축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보다 신당 창당 족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또 이 변호사는 "지금부터 많은 분들을 만나 향후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말씀을 듣는 절차를 밟고 그 결과를 모아서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측 또 다른 관계자도 “선거를 무소속 연대 형식으로 치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어제 투표결과를 보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는 민심이 나타난 것 아니냐”고 10월 전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안 의원 주변에선 “10월 재보선에 ‘안철수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성과를 거둔 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민주당과 경합하자”고 제안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철수 사람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 의원이 단순한 지역구 국회의원 1명이 아니라, 향후 야권 정계개편을 위한 세력화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을 주도할 핵심인사로는 송호창, 박선숙, 김성식 전 캠프 공동본부장, 장하성 전 국민정책본부장, 금태섭 전 상황실장, 조광희 전 비서실장, 강인철 전 법률지원단장, 박인복 전 민원실장과 윤태곤 전 상황팀장, 정기남 전 비서실부실장 등이 중점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파괴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안 의원이 정치 진로와 새 정치의 구체성을 보여주지 못해 민주당에 입당하거나, 창당한 정당이 결국 소멸했던 ‘제 2의 문국현’, ‘제2의 창조한국당’이 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반면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결과여하에 따라 안철수 신당이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용섭 후보는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초상집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접었다. 위기의 민주당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국민들은 안철수 의원에게 새로운 정치의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5,4 전당대회 계파대결로 회귀하면 안철수 신당은 핵폭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 거물급 부활=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무성·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이 화려하게 여의도로 복귀함에 따라 여당도 일대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당장 5월에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함께 고생해 온 '원조 친박'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아 대세론을 굳혀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주영 의원 측과 비박계 의원들은 김무성·이완구 의원이 당장 당내 원내대표 선거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실제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지금은 제가 나서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도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국회에 가서 주의 깊게 지켜보고, 구체적인 것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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