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대표 김한길…세력교체 시동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5-05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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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黨 만들겠다" 쇄신 드라이브…계파 청산ㆍ당원 상향식 의사전달체계 확립도
최고위원 4명도 비주류 위주로 뽑혀 親盧 낙동강 오리알?…安 신당 변수 경계 주력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주도세력이 전면 교체됐다.

민주당은 5.4전당대회에서 비주류 김한길 후보를 당 대표로 선택했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투표(50%), 권리당원 ARS 및 우편투표(30%), 여론조사(20%) 등을 합산한 결과 이용섭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친노 진영 세력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김한길 체제 과제= 김 대표는 일단 당의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혁신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전대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 안팎에서도 대선 패배와 4·24 재보궐선거의 참패를 겪으면서 등돌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채택에 따라 강화된 권한을 바탕으로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 핵심 측근은 5일 “김 대표가 '이기는 민주당'을 천명하며 고강도 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정책, 인물, 조직의 3대 역량을 극대화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민주정책연구원'이 정책과 전략의 최고 산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일 예정이다.

김 대표의 측근 인사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 구현을 목표로 서민과 중산층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내는 생활밀착형 정책도 발굴해 제시할 것이며, 밖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지향하는 정책정당의 면모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 대표가 정책 스타와 차세대 주자들을 발굴 육성하는 등 세대교체를 활성화하고 각종 직능 및 사회단체 그룹과 연계한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당의 사회적 기반을 대폭 확장하는 동시에 주류와 비주류 간의 계파청산을 위한 노력에도 전력투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 대표가 당내 계파주의로 인해 당이 분열됐다며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로 김 대표는 "먼저 우리 내부의 통합을 이뤄내야 하고 계파정치를 마감해야 한다"며 "계파 이익을 당 이익보다 앞세우고 이해를 국민 이해보다 앞세우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또 김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담는 상향식 의사전달체계를 갖추고 공직 공천권과 대의원 선출권, 주요정책 결정권을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계파청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은 “계파에 관계없이 자리에 맞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당직을 맡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할 때 민주당의 힘이 가장 커진다는게 김 대표의 생각”이라며 “김 대표는 지도부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당원이 소외당하는 정당으로는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며 당원의 상향식 의사전달체계를 확립하고 당원의 뜻이 당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이는 정당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 세력의 운명= 친노 진영은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한명숙-이해찬 대표에 이어 문재인 대선후보까지 배출하면서 명실상부한 당의 대주주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노 세력은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전멸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실제 최고위원 경선에서 유일한 친노 후보였던 윤호중 의원의 득표율은 7명의 후보 가운데 최하위로 낙선했다.

이번에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의원 등 4명 가운데 우 의원과 신 의원이 범주류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계파색은 옅다는 평가다.

여기에 3명의 당 대표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가세하면 당 지도부는 비주류 위주로 가동될 공산이 크다.

이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주도한 기존 친노주류 세력에 대한 책임론과 심판론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전당대회 하루 전날 탈당한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 지난달 10일 탈당한 명계남씨 등의 행보 역시 친노의 퇴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친노 주류가 당장은 대선패배론의 후폭풍을 피해 전술적 후퇴를 하지만, 10월 재보선 결과를 지켜본 뒤 '문재인 재등판론' 등을 발판으로 다시 세결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친노가 당권은 내줬지만,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라며 “10월 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이 여전히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유권자 외면을 받을 경우, 김한길 대표 체제를 흔들며 복귀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친노세력이 내년 지방선거 이후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며 다음 총선 공천권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변수는 안철수 의원”이라며 “김한길 대표체제의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의 연대가 속전속결로 진행된다면 친노 세력은 당권 재도전보다는 집단 탈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과의 경쟁= 무엇보다도 김한길 대표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차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독하게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날 길이 없다"며 "우리가 계파를 넘어 하나로 뭉치고 독한 혁신의 진통을 감당해낸다면 민주당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는 특히 야권의 경쟁자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안 의원측과의 경쟁에서 이겨 야권의 주도권을 회복할 것임을 약속했다.

최고위원들도 '안철수 세력'보다 신뢰받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시험대"라며 "(안철수 세력과) 자유경쟁을 통해 실력을 보여주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신뢰, 실력 면에서 안철수 의원을 능가하는 정당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원식 최고위원 역시 "내년 지방선거를 포함해 야권 전체 재편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까지 안철수 의원 세력과 민주당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이 있는 정당으로 보이지 않으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당장 내일부터 개혁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전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압승으로 출범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체제에 대해 "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를 보냈다.

안 의원은 이어 "김한길 대표님,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님들 제1야당을 이끌 무거운 책임을 맡으셨습니다.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 잊지 말아주십시오. 정치가 바뀌어야 민생이 바뀝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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