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원박' 최경환-'신박' 이주영 2파전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3-05-07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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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우세론은 근거없어 건강한 당청설정 중요"

[시민일보] 과반 154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어 나갈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이 15일 새롭게 탄생한다.

새누리당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원내대표 경선 날짜를 15일로 확정하고, 송광호 의원(제천·단양)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내대표 경선 선거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송 위원장을 필두로 이명수(충남 아산), 홍일표(인천 남구갑), 김영우(경기 포천·연천), 김현숙 의원(충북 청주출신, 비례대표)으로 꾸려졌다.

원내대표 경선은 현재 TK(대구·경북) 출신 최경환(3선, 경북 경산-청도) 의원과 PK(부산·경남) 출신 이주영(4선, 경남 창원 마산합포) 의원의 양자 대결 구도다.

최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PK 출신의 김기현(3선, 울산 남을) 의원을 내세웠고, 이 의원은 TK 지역의 장윤석(3선, 경북 영주) 의원과 손을 잡았다.

상대 후보 지역을 공략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최 의원은 이른바 '원조 친박', 이 의원은 '신(新) 친박'으로 분류된다.

최 의원은 7일 여당과 야당 및 청와대와의 소통이 가능한 이른바 ‘3통 리더십’으로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겠다며, 우세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주영 의원은 "‘최경환 우세론’은 근거 없다"고 일축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최경환 의원= 최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원조 친박’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냈고 지난해엔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맡는 등 오랫동안 박 대통령과 꾸준한 신뢰 관계를 쌓아온 게 최대 강점이다.

박근혜계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암묵적으로 최 의원을 미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정권 초기 집권 여당은 이중적인 역할이 있다.

하나는 여당으로서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집권 성과를 내고, 행정부와 국회 관계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견제해야 하는 관계"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 야당과 3통(通)의 리더십으로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두 가지 관점을 잘 조화해야 하는데 지금은 집권 초이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시기다. 또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분명히 지적하고 문제제기하고 고쳐야 한다"며 "이는 생산적인 쓴소리이지 야당식으로 지적만 하고 끝난다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집권 초에 과연 집권여당이 있기는 하냐, 즉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강한 집권 여당에 대한 목마름, 집권 초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추진력을 기대하면서 많은 의원들이 지지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현재 당청 관계가 명확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당에게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청와대도 어떤 원내대표가 국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희망사항은 있을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표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내각 관료들과의 오랜 신뢰 관계를 내세우면서 경선 후보인 4선의 이주영 의원과 차별성을 부각했다.

최 의원은 "기본적으로 원활한 당청 소통이 되려면 국정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면서도 정부나 청와대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오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대단히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과 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일의 대부분은 내각, 청와대 참모들과 한다. 저는 오랜 기간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 왔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인연과 구조를 알고, 제가 뭐라고 했을 때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협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의 지원 여부에 대해 "7~8년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오랜 동지적 관계를 갖고 있었고, 존경하는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심정적으로는 지원해주고 있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공개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주영 의원= 이주영 의원은 원래는 중도파였으나 2011년 말 ‘박근혜 비대위’ 출범 때부터 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신박근혜계’ 인사다.

대화와 타협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내대표 도전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라 그동안 갈고닦아온 고정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오전 tbs 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 일부 언론에서 상대 후보인 최경환 의원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것에 대해 "우세론이라는 것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제가 일대일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접촉해서 표심을 확인하고 있는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제가 더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박심(心) 논란에 대해 "박심은 있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인데 마치 박심이 있는 듯 이용하는 행위가 있다"며 "계파를 선거에 이용해 세력화를 하는 것 등이 가장 먼저 버려야 될 계파정치이자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계파 청산을 부르짖고 나와 쇄신경쟁이 벌어질 텐데 새누리당도 누가 과연 역량이 있고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를 갖고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쇄신 경쟁에서 뒤처지고 민심에서 멀어지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총선때는 당 정책위의장으로 정책변화와 쇄신 등 강력한 (정책)드라이브를 걸면서 대선공약의 기반을 조성했던 경험이 있고 대선에서는 기획·특보 단장으로 선대위 구성과 전략을 수립했다"며 "그 당시에 때로는 후보를 설득해서 태도를 바꿔내는 등 리더십으로 총·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이어 그는 "지난번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과정에서 당이 무기력한 감을 많이 느꼈다"며 "건강한 당청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당선 이후 계획에 대해 "6인 협의체 등으로 상임위를 무시하고 법안을 논의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며 "초선의원들을 상임위 정조위 부위원장으로 참여시켜 정부 정책은 당정협의를 조율한 후 정책이 발표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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