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최근 ‘독자 세력화’ 의지를 밝힌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21일 신당창당설을 부인하는 등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정치권은 이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안철수 신당설과 관련, "신당창당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 의원은 이날 YTN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지금 당을 한다, 조직을 만든다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발언에 대해 "훌륭한 자원과 훌륭한 인재들이 없다면 훌륭한 집을 지을 수 없는 것"이라며 "공익에 헌신하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준비되고 또 기존 사람들도 바뀐 이후에야 정치개혁 과제도 실현가능하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재영입 문제와 관련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원하는 것은 전면적인 구조개혁과 개편이기 때문에 거기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시사 칼럼리스트 이숙현 씨는 PBC <열린세상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안 의원 측이 독자 세력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민주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라며 “야권 내부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안 의원이 신당창당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 “안의원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을 담는 그릇은 나중 문제라고 표현하는데, 일단 새정치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게 시급하다는 현실적 판단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원내에서 안 의원과 손을 잡은 사람이 송호창 의원 한 명 외에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명이 국회 진출할 수 있을지 또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을 담을 그릇의 크기나 형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등 다른 야권 인사들도 10월 재보선 이후에 정치적인 지형을 보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안의원이 신당창당을 하더라도 얼마나 힘이 쏠릴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서 그는 “민주당도 안 의원 측과 합칠 생각이 없고 앞으로 후보 양보도 안 한다는 입장”이라며 “김한길 대표는 한 발 더 나갔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안의원이 이기기 어려운 곳, 영남 같은 데서 성과를 좀 내야 한다’ 고 얘기한 대목이 있는데 이 발언에는 대략 두 가지가 행간에 읽힌다.

첫 번째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야권이 분열된다면 안의원의 책임이라는 프레임을 다시 한 번 만드는 것 같고, 다른 한 편으로는 영남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전제를 깔아 놓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10월 재보궐선거 성과에 따라 안 의원 독자세력화 속도와 강도가 달라질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SBS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안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단순히 자기가 국회의원 하겠다는 뜻으로 정치를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당연히 세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첫번째 계기가 10월 재보선"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그것을 통해 어느 정도 국민의 신임을 얻고 괜찮은 성과를 올리면 안철수 의원의 세력화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 독자세력화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볼 때 모으는 사람들이 '새 정치를 추진할만한 사람들'이라고 인정을 받으면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야권 뿐 아니라 범여권 인재가 안 의원에게 모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분들 중에도 지금 새누리당과 생각이 같지 않은 사람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어쨌든 그런 분들은 안 의원이 내놓는 새 정치의 알맹이가 무엇이냐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