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조사 놓고 정면충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3-08-19 1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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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외투쟁 장기화’ 시사...특검 주장도

새누리, ‘열린 문 두드리는 격’...특검요구 일축


[시민일보]민주당은 19일 사실상 실패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청문회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고 진실규명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또 지난해 대선 직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권영세 당시 박근혜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 간 있었던 통화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5시간여에 걸친 오찬을 이번 사건의 중대한 단초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 목표 달성 의지를 재확인하며 투쟁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2012년 결산 처리를 위한 8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하고, 민주당의 원내 복귀를 거듭 압박했다.


또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촛불집회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이만하면 됐으니 신속히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장외집회는 야당이 열린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격"이라며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도 하고, 검찰수사와 재판도 진행 중이고, 개혁안도 국정원에서 마련돼 정부안으로 제출되면 여야가 국회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회 선진화법에 의해 여야가 국정의 동등한 동반자로 격상되면서 국회는 이중 잠금장치가 돼 있는 셈"이라며 "열쇠가 하나 있는데 야당이 이걸 들고 장외에 나간다면 어떻게 하냐. 그동안 국회를 어떻게 열란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김한길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의회주의를 존중하는 만큼 이번 결산 국회가 어느 때보다 알차게 마쳐지리라 믿고 있다"며 "결산은 어찌 보면 야당의 몫이다. 의회의 견제를 유감없이 권한대로 발휘해야 하는 분야가 결산인 만큼 야당의 주임무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에 결산국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골몰하면서 결산국회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이어 "오늘도 여야가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졸속·부실 결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당만의 단독 결산국회가 되지 않도록 당장 과거의 촛불을 끄고 미래를 책임질 민생정당으로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 그는 "민주당 스스로가 검찰의 공소장을 두고 훌륭하다고 하면서 또 특검을 하자고 한다"며 "민주당 뜻이 무엇을 얘기 하는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과 관련해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여러가지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 출석을 해줬다"며 "두 분의 출석을 위해 당에서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동행명령장 발부가 위법이라는 일부 특위 위원들의 반발에도 국정조사의 파행을 막기 위해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두 분의 출석을 위해서도 백방으로 노력했었다"며 "야당이 원하는 대로 두 분이 출석을 했고 특위 위원들은 충분히 신문할 기회를 가졌으나 국정원 댓글과 관련해서 야당측 주장 중 어느 하나도 진실임을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8월 결산국회 개회와 관련해 "9월 정기국회 이전에 결산을 마무리 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이자 도리"라면서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와 상관없이 반드시 실시돼야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아울러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에 결산국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골몰하면서 결산국회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각을 세웠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장외투쟁에서 욕설이 난무하다보니 국민들이 외면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국회는 지난해 결산을 해야 한다. 민주당은 길치(길 위의 정치)를 그만 두고 정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앞 국민운동본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지난주 청문회에서 제기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권영세 당시 박근혜캠프 종합상황실장 사이에 있었던 수상한 통화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특별한 점심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진실을 가리기 위한 사상 초유의 일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며 "청문회 증인이 증인선서를 거부한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고 오늘은 사상 초유의 가림막 청문회가 실시된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실세들도 이제는 스스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힐 때가 됐다. 공인으로서,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며 "진실을 밝히는 문제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새누리당 의지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세훈, 권영세의 통화와 김용판의 미스터리 점심을 통해 대선개입 축소조작 은폐의 진상이 응축되어 있다고 판단된다"며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전체 연결고리를 밝혀줄 핵심 의혹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증인선서 거부로 머리 처박고 숨길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꼬리가 밟혔다"며 "12월13일 원세훈, 권영세의 NLL 대화록 상의한 통화, 김용판의 12월15일 5시간의 미스터리 비밀회동 등은 국정원과 경찰, 새누리당 3단 공작 실체를 입증할 매우 중요한 단서이자 꼬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회고하며 "국정원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이란 근본적인 문제와 민생이라는 현실적 문제 등을 조화시키면서 두 가지 모두 관철할 수 있는 지구력과 힘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잘못된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시국선언과 촛불을 밝히자 새누리당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민생을 논하자고 한다. 민주주의가 훼손되든 말든 새누리당은 국기문란 사건을 묻어두고 넘어가자고 한다"며 "민주주의가 바로 서야 민생이 바로 선다"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16일 청문회에서 원세훈 김용판은 국조 비정상 극치를 보여줬고 새누리당은 실체를 가리고 범죄자를 변호하면서 국조를 파탄시켰다. 국조를 파탄시키면서 국정 정상화 외치는건 염치없는 일"이라며 "국회 정상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자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과 관련, "민주주의와 민생의 관계는 바로 순망치한의 관계"라며 "민주주의를 짓밟고선 결코 민생이 안정될 수 없고 그런 민생안정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도 "국정조사가 진실의 문 앞에서 심각한 혼란상황에 빠져 있다. 모든 것의 원인과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조가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제2의 헌정파괴 국기문란으로 가게 된 원인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가세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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