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위기의 검찰’ 구원투수 되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3-10-27 16: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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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내정함에 따라 그가 '현재진행형'인 검찰의 위기를 어떻게 추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진태 총장 후보자 앞에는 채동욱 전 총장 낙마 이후 대혼란에 빠진 검찰 조직을 바로 세워야할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 조직은 지난해 말 잇단 검사 비리와 검란 사태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검란의 책임을 지고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퇴임하면서 수개월 간의 수장 공백 사태를 겪었던 검찰은 채동욱 총장 취임 이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가싶더니, 채 총장은 취임 6개월 만에 '혼외아들 의혹'으로 중도 낙마했고, 그로 인해 검찰은 다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더구나 검찰총수 부재 상황에서 최근에는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외압이냐’, ‘항명이냐’ 하는 논란으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따라서 김 후보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검찰 조직 내 갈등과 내분을 봉합하면서도 검찰 지휘체계를 확실하게 다잡아야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동시에 외압이냐 항명이냐를 두고 논란이 불거진 국정원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국정원 직원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을 놓고 정면충돌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 등에 대한 감찰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과연 김 후보자가 이런 주어진 역할들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을까?



그가 지난해 말 검란 파동을 추스리며 위기에 빠진 검찰을 정상 궤도에 올려놨던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가 된다.



특히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 권한대행, 서울고검장 등 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 내에 신망이 두텁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가 간다.



청와대도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해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었던 사건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한 분으로 검찰총장의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사실 일부 지휘라인의 갈등으로 조직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는 경험만큼 중요한 자산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 NLL대화록, 국정원 대통령선거 개입,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수사, 동양·효성 탈세 의혹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김 후보자의 경험은 분명히 빛을 발할 것이란 판단이다.



그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수사한 특별수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난 1995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엄삼탁 전 병무청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상대로 노련하게 수사해 호평을 받았다. 또 지난 2002년 중수2과장 시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긴바 있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김 후보자가 자기주장이 워낙 강해 지휘 라인 간 내홍을 겪은 검찰 조직의 동요를 막고 원만히 추스를지 의문이라는 사실이다.



김 후보자는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고, 필요에 따라 자기주장을 양보할 줄 아는 유연성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도 검찰 내 이른바 '특수라인'과 '공안라인'의 극한 대립을 바로잡고, 인사쇄신 등을 통해 검찰쇄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특히 효성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의혹 수사,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발행 사태 수사 등 현재 진행 중인 기업 수사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총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중립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과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모쪼록 김 후보자가 위기에 빠진 검찰의 구원투수로 나선만큼, 검찰이 그를 통해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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