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내 ‘종북신부’ 척결 자정운동 필요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3-11-24 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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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가 연평도 포격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박 신부는 지난 22일 이른바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에서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독도에서 훈련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쏴버려야지, 안 쏘면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NLL, 문제가 있는 땅에서 한미 군사 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느냐.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고 주장하는가하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이 어뢰를 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되느냐"고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아무리 대한민국은 헌법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성직자라고 하는 사람이 이런 망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도 영정 속의 고(故) 서정우 하사, 고(故) 문광욱 일병의 얼굴을 보면서, 그의 부모들은 물론 전 국민이 그들의 죽음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추모식 날에 그런 망언을 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가톨릭 정의구현사제단의 사제들이 추구하는 정의가 이런 것인지 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백번을 양보해 박 신부야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치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제단의 말씀에 겸허히 귀 기울이라"는 민주당의 논평은 또 뭔가.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전날 오후 논평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사제단의 목소리에 반성적 자세로 임하는 게 아니라 반목과 대립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판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정부와 여당이 어떻게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성경 말씀에 마땅히 외쳐야 할 자들이 소리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 지르게 될 것'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사제단은 돌들이 소리를 지르기 전에 사람의 목소리로 정의구현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어 "지금 사제단이 외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돌들'이 소리 지르며 일어서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체 박 신부의 이 같은 망언에 '겸허히 귀 기울이라'는 민주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제단의 시국미사에 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사제단의)충정을 이해하지만 연평도 포격과 NLL(서해 북방한계선)에 관한 (사제단의)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 원내대표가 “(이번 시국미사는)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어느 측면에서는 자초한 일”이라며 양비론을 편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마치 박 신부의 발언은 청와대와 여당이 잘못에서 기인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박 신부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한미군사훈련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민주당이 그렇게 어정쩡한 태도로 양비론을 전개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이룬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마당이다.

민주당은 아주 단호하게 박 신부의 망언을 꾸짖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엎드려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어야 옳았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이날 여야가 박 신부의 망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 만큼,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고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이제는 가톨릭 내부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단지 망언 당자사가 가톨릭 신부라는 이유로 신자들이 그를 감싸거나 옹호하려 든다면 가톨릭이 국민들로부터 배척당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선교에도 장애가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따라서 유승민 의원의 지적처럼 이제는 가톨릭 내부에서 종북 신부들을 척결하는 자정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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