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朴신부 규탄결의안 응하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3-11-26 16:03:4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여야 국방위원들이 26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의 연평도 포격 옹호 발언에 대한 규탄결의안 채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박 신부의 발언이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인 만큼 국방위 차원에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박 신부의 발언이 부절적한 것은 맞지만 개인의 발언에 대해 결의안을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태도가 국민들에게는 자칫 박 신부의 발언을 두둔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일까?

박 신부의 발언은 천안함 문제나 연평도 문제에 대해 진실과는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북한을 옹호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천주교 신도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결코 개인의 발언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발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유족의 모멸감은 물론, 우리 65만 국군 장병들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행위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적어도 국회국방위 소속 의원들만이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박신부 규탄결의안을 채택해 본보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만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성직자가 안보 상황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국방위가 그냥 지나친다면 그것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국민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박 신부 발언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어느 한 부분을 가지고 지나치게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결의문을 채택하자는 새누리당 주장에 모기를 보고 장칼을 뽑는 '견문발검(見蚊拔劒)'에 해당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박 신부를 두둔하는 것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해 “신부님 발언이 합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체 이게 무슨 태도인가. 박 신부의 발언이 옳으면 끝까지 그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겠지만 옳지 않다면 그에게 채찍을 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옳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에게 채찍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감싸기에 급급하니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오히려 박 신부의 발언 전체를 보았을 때는 잘했다는 식으로 긍정적인 평가까지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니 국민들이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제1야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바닥수준이다. 가까스로 10%대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8~2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를 상정한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이 44.1%, 안철수신당이 23.8%, 민주당은 16.0%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0.2%포인트, 안철수신당도 2.1%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 지지율만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른바 ‘종북 세력’을 옹호하는 민주당 태도에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아예 정당을 해체하고 모두 안철수 신당에 백기(白旗)들고 입당할 생각이라면 몰라도 민주당 이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응할 생각이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박 신부의 망언은 망언대로 철저하게 응징하고, 국가기관 선거개입의혹은 별개로 떼어 놓고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고하거니와 만일 지금처럼 민주당이 종북세력에 대해 계속 어정쩡한 태도를 취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아예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지도 모른다.

비록 지난 총선 당시에는 통합진보당 등 일부 종북세력과 연대하는 과오를 범했을지라도 이를 반성하고, 앞으로 그들 종북세력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도 이해하고 용서해 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종북세력과의 야권연대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그들을 두둔하고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국민이 그런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만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박창신 신부 망언 규탄결의안’ 채택 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