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허튼소리’ vs. 조경태 ‘쓴 소리’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4-09 15: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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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여야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이 각자 당내 현황에 대해 맹렬한 비판과 독설을 불사하며 ‘폭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의 비판과 조경태 최고위원의 비판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한 사람은 옳은 방향을 제시하기위해 ‘쓴 소리’를 하는 것이란 평가를 받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허튼소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면 누가 허튼소리를 하고, 누가 쓴 소리를 하는 것일까?

먼저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발언부터 살펴보자.

그의 발언은 이견 수준을 넘어 일종의 ‘악의’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인상이 짙다.

실제 그는 지난 달 14일 “당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슨 놈의 당이 일 년 내내 ‘예 예’ 소리만 하나. 365일 중에 하루라도 통촉하소서 해야지. 그 참 꼬라지가 말이 아니네. 아니 드라마에서도 왕조시대 신하들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다가도 가끔은 통촉하소서 하는 것 못 봤느냐”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마디로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데도 제동을 걸지 않아서 새누리당 꼬라지가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이미 60%대에 진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나흘간 전국 성인 1205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61%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8%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11%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6%). 취임 2년차 2분기 직무 긍정률이 60%를 넘은 경우는 역대 대통령 중 박근혜 대통령이 최초다.

결국 이재오 의원은 국민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그의 발언이 새누리당 내부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 그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초선의원으로부터 한방 먹었다.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지만 의원은 이날 공개발언을 통해 "이재오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또 다시 기초선거 공천 관련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월부터 이 문제 관련 4번째"라며 "언제까지 SNS 정치만 하면서 뒤에서 당의 전열을 흩트릴 것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방선거라는 전쟁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장수가 혼자 주목받기 위해 전열을 흩트리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어느 당의 중진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 생각과 다른 ‘딴소리’, 당 내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비판은 ‘쓴소리’가 아니라 ‘허튼소리’에 불과할 뿐이다.

반면 새정치연합 조경태 최고위원은 어떤가.

조경태 최고위원은 최근 이른바 ‘친노종북’ 발언으로 민주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조 의원은 지난 달 13일 “민주당 내 친노무현계 인사들과 종북(從北) 성향 인사들은 새정치민주연합과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당내에서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그는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정치적 이득과 목적을 위해 아닌 것처럼 따라와서는 안 된다”며 “그들은 그들 갈 길을 가야 한다. 만약 친노 진영이 통합신당에 합류하면 감 놔라 배 놔라 해서 분파·분열적인 신당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 그것은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친노 세력에게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겠지만, 새정치연합 내부에는 그의 견해를 존중하는 인사들이 많다. 지역 유권자들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

실제 그는 야당 후보에게는 ‘죽음의 땅’으로 꼽히는 부산 지역에서 유일무이한 3선 의원을 지낼 만큼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친안(親안철수)계' 인사들로 구성된 '새정치국민연대'도 최근 그를 초청해 그의 발언을 경청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그의 발언에 공감을 표하는 인사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는 그의 비판이 이재오 의원과 같은 ‘허튼소리’가 아니라, 당으로 하여금 올바른 길을 가도록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곧은 소리’임을 입증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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