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공동조사 묵묵부답 시민우롱'
朴 "공동 안전공약 제안 화답하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연일 시내 지하철 공기질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정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안전체험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후보에게 서울시 지하철 공기질 공동조사를 촉구하며 날을 세웠다.

그는 “공동조사에 대한 제안에 하겠다고 해놓고 대답을 안 하는 것은 저를 우롱하는 게 아니고 서울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몰아붙였다.

그는 “박 후보가 마음에도 없는 지하철 공기질 문제를 비롯해 서울의 안전정책을 공동으로 하자고 한 것은 정말 안전과 관련한 실제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공동 공약을 핑계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속임수”라며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박원순 스타일’로 여기까지 오셨는데 이렇게 계속 서울시민을 우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매년 1회 실시하고 있는 공기질 측정은 형식적이어서 매우 무책임하며 저희가 YTN과 관련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와 차이가 컸고 법적 기준에 미치지 하는 것이 많았다”며 "박 후보께서 지하철 공기질 조사를 1년에 두번 하고 있고 중요 역사는 한달에 한번 했다고 하셔서 관련 자료를 달라고 했더니 연락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박 후보측은 “정 후보의 지하철 공기질 공동조사 제안을 전격 수용했음에도 제안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박 후보에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정 후보는 박 후보의 공동안전공약 발표 제안에 대하여 일주일째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 후보가 진정으로 서울시민의 안전을 염려한다면 박 시장의 공동 안전공약 제안에 적극 화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서울시민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고, 지하철 공기질 문제를 정치공세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지하철 공기질 문제는 공동 안전공약 논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다룰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는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 지하철 공기질 실태조사 합동조사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대기환경학회의 최근 발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는 1호선 수원역과 청량리역 사이의 모든 역에서 '매우 나쁨' 수준으로 검출됐다"면서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한,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물질"이라며 박 후보에게 지하철 공기질 공동조사를 다시 제안했다.

특히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가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 물질로 가득 차 있는데 서울시는 1년에 고작 한번 공기질을 측정하고는 법정기준 충족이라는 형식적이고 무책임한 발표를 계속 해 왔다"면서 "지하철로 출ㆍ퇴근하는 서울시민은 초미세먼지 등 위해물질을 매일 몇 시간씩 들이마시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안전에 관한 공약을 함께 만들자'고 하면서도 공기질 공동조사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제기 자체를 막기 위한 속임수가 아닌가"라며 "서울시는 1년에 한번 공기질을 측정하게 돼 있는 규정을 악용해 측정 직전에 조사대상 장소를 집중적으로 청소하고 환기시켜 조작된 측정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지하철 공기질 개선에 관심도 없고 이를 오랜 기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범죄"라면서 "박 후보는 즉각 권위 있고 객관적인 합동 조사기구 구성에 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정몽준 후보가 지하철 공기질 합동 조사를 원한다면 하겠다"면서 "당장이라도 양쪽에서 추천하는 전문가를 통해 조사를 실시하자"고 밝혔다.

박 후보는 "중앙정부 법령에 따르면 지하철 공기질 조사를 1년 한번 하게 돼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 승강대 역사 안은 1년에 2번 조사를 하고, 신도림역과 강남역 등은 한달에 1번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면 해소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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