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딸 SNS 폭로' 수렁에 빠지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6-01 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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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경씨 "딸 버린 아버지 자녀교육에 전혀 관심없어 교육감 될 자격없다" 문용린-학사모 "가족, 자녀 버린 사람", 후보 사퇴 촉구

고승덕 "딸의 글에 '정치적 야합' 의심, 사퇴는 안할 것"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가 친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난관에 처했다.

고 후보의 딸 캔디 고(27·Candy Koh·한국명 고희경)씨는 지난 31일 오후 2시 50분쯤(한국 시각) 영어로 작성한 ‘서울 시민에게(To the Citizens of Seoul)’란 제목의 글에서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어린 시절 한국에 살다 미국에서 성장했다는 희경 씨는 아버지가 연락한 번 없이 자신들 남매를 완벽히 방치했다 주장했다.

희경씨는 특히 아버지가 학부모에게 아이들을 어떻게 최고로 가르칠까에 대해 말하는 기사를 보며 화가 났다며 혈육을 가르칠 의지가 없으면서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고승덕 후보와 그의 전처인 박유아씨 사이에 태어난 장녀라고 스스로를 밢힌 희경씨는 “고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는 것이 양심에 걸렸다”며 “서울 시민은 고 후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고 후보는 자기 자신의 자녀 교육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일 후보로 알려진 문용린 교육감 후보는 1일 오전 서울 동교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런 패륜의 문제에 봉착하게 됐는지,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가 팬티 바람으로 도망가던 장면이 생각났다"며 "세월호 선장과 고승덕 후보가 보여준 책임감 없는 모습은 오늘 우리가 서울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도 같은 날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의 해명과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사모는 “고승덕 후보의 딸이 페이스 북에 올린 자녀에 대한 방임과 태만, 정서적 학대, 유기 등 범죄적 행위가 사실이라면 당장 교육감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감은 부모의 마음, 선생님의 마음을 갖고 학생들을 제 자식 생각하듯 챙겨야 한다”며 “그런데 고승덕 후보는 아버지라는 자리에서 자기 자녀에게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못하고 가족과 자녀를 헌신짝 버리듯이 내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이와 관련해 정직하고 책임감 있게 서울시민에게 사실을 밝혀주기를 바라며, 딸의 말들이 사실이면 당장 교육감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후보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고승덕 후보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딸의 글을 ‘정치적 음모’로 규정하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고 후보는 이날 오후 2시30분 을지로 선거 사무실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딸의 글이 고 박태준 회장의 아들과 문용린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지금 또다시 공작정치의 폭풍 속에 외로이 서 있다”며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려는 공작정치에는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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