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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1일 `누가 당선되더라도 광주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과 한 식구다', `광주에 갈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손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및 공동선거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이 '윤장현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광주에 내려갈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기자들의 ‘선거 전에 한 번도 안 가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손 고문은 "수도권만 (지원하려고)해도 시간이 없어 호남은 갈 생각을 안 했다"면서 "광주·호남은 누가 돼도 우리 식구니까. 새누리당 하고 싸우는 데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확실하게 답변했다.
물론 손 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윤장현 후보와 맞서 싸우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지지할 의도를 갖고 한 발언은 아니다.
다만 수도권과 강원ㆍ충청지역 등 전국 곳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야권 텃밭인 광주에 내려가 기력을 소진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대신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 중립지역, 여야가 박빙의 승부전을 펼치고 있는 지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해 후보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반면 광주를 연속 방문한 안철수 대표는 윤 후보 당선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1박2일 일정으로 윤장현 후보의 선거 운동에 함께 나설 계획이다.
안 대표의 광주 방문은 지난달 17~18일,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안 대표가 광주시장 선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마도 ‘야당의 고향’인 광주에서 무소속 시장이 당선될 경우 안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불가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당의 전략공천으로 나선 윤 후보는 대표적인 ‘안철수 사람’이다. 그가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으로부터 전략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안 대표의 입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따라서 ‘안철수 사람 심기,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내세운 윤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안 대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결국 안철수 대표가 광주선거에 올인하는 것은 선당후사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향후 불거질 자신을 향한 책임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때 정국을 강타하던 ‘안철수 현상’이 소멸된 것도 바로 이런 안 대표의 이기적인 모습 때문이다.
사실 정치인 안 대표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약속을 지켜본 적이 없다. ‘독자신당’을 만들겠다고 굳게 약속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하고 말았다. 또 기초선거에서의 ‘무공천’을 공개적으로 선언했지만, 이마저도 슬그머니 철회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국민의 마음 속에 메아리쳤던 ‘안철수 현상’, 즉 새정치에 대한 갈망은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철수 대표는 차기 대권후보들 가운데 지지율이 정몽준, 문재인, 박원순에 이어 4위를 기록할 만큼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손학규 고문을 새정치민주연합의 희망으로 주목한다.
왜냐하면 손 고문은 안 대표와는 달리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인 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손 고문은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현 경기지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손 고문이 김 지사와 대결을 하려면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구를 포기해야 한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 고문에게 가장 유리한 지역을 꼽으라면 도청 소재지가 있는 수원일 것이다. 그런데 수원에서는 4개 선거구 가운데 무려 3개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 그 중 어느 한 지역을 선택하면 손쉽게 당선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문수 지사가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마침에 따라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경기도 지역의 출마는 법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서울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손 고문은 그가 어느 지역을 선택하든 그 쪽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손 고문의 살신성인의 모습은 지난 2011년 4.27 재보궐선거 당시 야당의 사지(死地)라는 분당 보궐선거에 출마해 거물급인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맞붙어 승리한 ‘분당대첩’을 연상케 한다. 이제 머잖아 소멸된 ‘안철수 현상’ 대신 ‘손학규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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