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대통령 연애 발언' 거센 후폭풍··· 與野 연일 날선 설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9-14 12: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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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치적 음모론··· 빨리 사과하라" 野 "與의원들 충성경쟁 볼썽사납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여야는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국회의장 주재 상임위원장 연석회의 도중 '대통령 연애' 운운한 발언을 두고 설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사진기자협회 가족 체육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 의원 같은 그런 발언을 하면 안된다"며 "어떻게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 의원의 발언은) 지나친 일"이라며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현안 논평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설훈 의원은 어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언론이 지켜보는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의 연애를 언급하면서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며 "그렇지 않아도 땅에 떨어진 정치권의 신뢰를 한순간에 낭떠러지 끝으로 더욱더 밀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서 정치적인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조롱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세월호 사고가 있던 그날 300명의 국회의원은 7시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이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하겠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신분이 다르고 책임이 다르니 묻지 말라고 변명하시겠나"라고 질책했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혁신정치, 새로운 정치의 시작은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일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설훈 의원께서는 자중자애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설훈 의원의 발언에 발끈하는 새누리당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을 소재로 소설을 썼던 조선일보와 산케이신문에게는 관대하더니,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은 '충심'의 야당 의원에게는 십자포화를 퍼붓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에 국회의원은 없고, 청와대 경호원을 자처하는 분들만 넘쳐나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박근혜' 이름 세 글자만 나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충성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 의원은 14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려던 의도의 발언”이라며 “국민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었을 뿐인데 여당이 필요이상으로 반발하면서 나를 공격하고 있다. 지나친 확대해석을 통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있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지난 12일 설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재한 상임위원장단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박 대통령도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잘못할 수 있으니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잘못하고 있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새누리당은 "윤리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 "즉각 사죄하고 상임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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