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개헌논의 잘 될지 회의적”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10-27 11: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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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는 4대강 전도사에서 개헌 전도사로 전업”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른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중국 상하이발(發) 개헌론에 대해 27일 “개헌 논의가 잘 될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개헌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 개헌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어느 나라 헌법이든 완벽한 헌법은 없다. 다 문제점을 갖고 있다. 제가 보기에는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제도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운영이 문제라고 본다. 대통령이 연거푸 실패하는 현상이 반드시 이 단임제 때문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견해를 좀 달리한다”며 사실상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지지했다.

이어 “4년 중임제를 하면 당선된 사람이 4년 후 선거를 위해서 4년 동안 온갖 정책을 동원할 거다. 또 권력을 남용할 소지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1987년 민주 개헌할 때 단임제를 한 것”이라고 4년 중임제에 대해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야당에서 개헌논의를 찬성하는 것에 대해 “야당에서는 개헌 논의가 불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중임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이라는 것이 현재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그것이 대통령 단임제 때문이라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에서는 논의 자체가 정부와 여당에 부정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여당 내에서는 제가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이대로 가서는 다음번 선거에 단독적으로 대통령 당선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 따라서 이원집정부제 같은 개헌을 하게 된다면 외교 대통령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고 그밖에 고만고만한 당내 보스들이 총리, 부총리 번갈아 하면 된다 이런 생각을 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개헌 논란을 촉발시킨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자기가 중국에서 불쑥 말을 뱉어놓고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기 때문에 스타일이 굉장히 안 좋게 됐다”며 “김무성 대표는 상당히 상처를 입었고 김무성 대표가 다시 개헌 논의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내 개헌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오 의원이 지금 개헌논의에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단히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며 “사실 이재오 의원은 전 정권에서는 대운하 전도사였잖느냐. 대운하 전도사에서 개헌 전도사로 전업을 한 것 같다. 과연 설득력이 있을지(의문이다), 대운하가 잘 됐느냐, 이재오 의원이 나서서 주장하는 개헌은 잘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오 의원이 ‘당이 청와대와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그 부분은 맞는 말”이라면서도 “그런데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정권 때는 국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 그 당시는 당청관계가 어땠느냐, 이재오 의원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재오 의원이 ‘국회가 불신 받는 진짜 이유는 현행 헌법에 따른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고 비판을 한 것에 대해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을 잘하고 여야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인 그런 훌륭한 대통령이었느냐, 거기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하지 않느냐”며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이른바 권력 실세라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개헌논의 전망에 대해선 “과연 여당 내에서 개헌론자들이 추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김무성 대표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좋다고 말한 것은 굉장히 경솔했다. 김무성 대표가 헌법이나 정치사, 특히 외국의 정치사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으나. 특별한 깊은 지식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면 오스트리아는 우리가 참조할 만한 국가도 아니고 참조할 만한 대상이 안 된다. 그게 좋다고 해서 오히려 반란만 많이 일으켰다. 과연 이런 개헌 논의가 야당이 기대하듯이 잘 될까 하는 것은 조금 회의적”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비상대책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내년 전당대회도 불출마 선언까지 하고 나선 것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이제는 마음을 접었다고 그럴까, 과연 이 정당과 자신이 정치를 계속 하더라도 같이 할 수 있을까 이런 회의를 갖고 있으리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 의원이 탈당 후 제3의 독자노선을 걷는 것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현재 이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너무 우스워지지 않느냐. 그리고 지금 안철수식 정치가 실패한 것은 한 사람한테 너무 의존했기 때문에 한계를 보였다”며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서 제 3의 정치세력이 나온다면 그것은 단독, 한 사람의 리더가 이끄는 것은 아닐 거다. 한국 정치에 대해서 이대로는 가만 안 두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집단을 만들고 거기에 부응하는 여야 현역, 전직 의원들이 가세하는 그런 모양새가 되어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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