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야당과 공조 ‘개헌 불씨’ 살리기 안간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11-04 11:04:5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대통령 못되니까 개헌 뒤 막강 총리 하겠다는 것 아니냐”

[시민일보=이영란 기자]‘4대강 전도사’에서 ‘개헌 전도사’로 전업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세력과 공조하는 등 개헌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3일 "연말에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내년부터 논의에 착수하면 내년 상반기에 국민투표까지 갈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저녁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가 개헌의 적기이고, 그 이후는 차기 총선과 차기 대선 준비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경제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서는 "경제 살리기라는 건 대통령이 취임한 때부터 퇴임할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인데, 그걸 이유로 개헌논의를 하지 말라고 하는 건 국민적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직선으로 하고, 총리와 내각은 국회에서 뽑는다. 제1다수당이 있어도 내각 구성은 다른 교섭단체들과의 연정으로 한다"며 "연정을 규정하는 조항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총리 재량으로 하면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했다.

이 의원의 이원집정부제 주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0월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제시한 개헌방향과 일치하는 것이다.

실제 당시 김 대표의 '개헌봇물'발언은 이 의원과 사전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특히 이 의원은 개헌불씨를 살리기 위해 야당 친노세력과의 공조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지난 10월31일 이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 등과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김무성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이군현 사무총장도 함께 한 자리였다. 이날 모임은 이재오 의원이 “차나 한 잔 하자”며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개헌에 적극적인 핵심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참석자들 사이에 정기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개헌 논의에 돌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특히 이 의원은 국회 개헌 특위의 조기 구성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논의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오 의원이 향후 야당 친노 세력과 힘을 합쳐 박 대통령의 ‘개헌 불가론’에 맞서려는 것 아니냐는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인사는 "정치적 구심점을 잃은 이 의원이 개헌 정국을 통해 재기를 도모하려는 꼼수가 보인다"며 "MB 정부 때는 4대강 전도사 타이틀로 언론에 이름을 올리더니 어느 사이 개헌 전도사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놀라운 기술"이라고 혀를 찼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면 개헌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올해 안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재오 의원의 견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이재오 의원의 개헌론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같은 당 우윤근 원내대표도 “개헌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국회 개헌특위 구성만이라도 논의를 끝내야 한다”고 가세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