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과 분노를 샀던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사고발생 시점부터 자수로 사건이 종결되는 시점까지 20일 가까운 기간에 피의자 허 모씨(38)가 어떤 움직임을 보였느냐다. 경찰의 수사와 허씨의 진술을 토대로 그려보면 허씨의 행적은 이렇다.
지난 1월9일 오후. 청주에 사는 허씨는 윈스톰 차량을 몰고 오창읍으로 향했다. 주말을 맞아 오랜 만에 친구와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의 직장이 있는 오창은 그에겐 '우리 동네'나 다름없다.
친구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 무렵, 그는 얼큰히 취해 있었다. 1차, 2차가 지나면서 술자리를 하는 사람은 친구에서 직장동료로 바뀌어 있었다.
이렇게 술을 마시던 허씨는 어느덧 만취 상태가 돼 버렸다. 음주운전은 안 된다는 동료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는 운전대에 손을 얹었다.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계기였다. 허씨는 오창에서 청주까지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음주운전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청주까지 온 그는 점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술기운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1월10일 새벽 1시30분. 허씨가 집에 가기 위해 무심천 도로를 지나갈 때 '쿵'하고 차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머리에는 '사고가 났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하지만, 그는 차의 속력을 늦추지 않았다. 사람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조형물이나 자루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1월14일, 허씨는 인터넷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사람을 치어 숨지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자수를 할까, 아니면 모른 척 조용히 있을까'라고 고민하던 그는 자수를 포기했다. 언론보도에 용의 차량으로 윈스톰이 아닌 BMW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허씨는 천만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신의 차가 앞부분이 부서진 채로 오창 부모님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24일 오후 그는 친구와 함께 천안에 있는 한 자동차부품 대리점을 찾았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 3개 부품을 구입한 부모집에 와 부서진 부품을 새 것으로 손수 교체했다.
하지만 허씨는 지난 1월27일 청천벽력과 같은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카드사로부터 온 것이었다. 경찰이 부품 대리점에서 결제한 사람의 신원을 알려달라고 카드사에 요청했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가슴이 철컥 내려 앉았다. 허씨는 '이제야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길을 선택했다.
지난 29일 오후 3시. 집 근처 야산으로 소주와 수면제를 들고 향했다. 막상 자살을 시도하려하니 집에 있는 아내와 애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허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며 자수하길 권유했다.
결국 허씨는 이날 오후 11시8분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많이 느꼈다. 사람이 죄 짓고는 못 산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허씨의 혐의를 일부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사고를 내고 자수하기까지 만 20일 가까이 이어진 그의 숨바꼭질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허씨는 지난 1월10일 오전 1시30분께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응시를 돕기 위해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던 강 모씨(29)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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